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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창원 청년농업인‘청년iN 팜’] ④ 진해축산 엄개성 대표

7년차 ‘돼지아빠’ 같이 잘사는 ‘돼지꿈’ 꿉니다

기사입력 : 2022-05-09 21:56:53

직장 다니다 가업 이어 농장 운영

선진지 견학·컨설팅 참여 노력

폐사율 낮추려 벤치마킹 반복

악취 저감시설 직접 만들어 접목

현재 6000㎡에 2000여마리 길러

2개 농장 운영하며 복합영농 꿈꿔

창원특례시 진해구 가주동에 위치한 진해축산 엄개성(37) 대표는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양돈농장을 운영하는 7년 차 청년농업인이다.

엄 대표는 부산지역 대학에서 중국어과를 졸업한 뒤 국내 의류업체 해외지점인 인도네시아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나 매일 반복되는 야근에 지쳤고, 업무도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하던 중 부모님이 운영하고 있던 양돈농장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전업농이 되기로 결심했다.

엄개성 진해축산 대표가 축사 안에서 새끼돼지들과 함께 있다./창원시/
엄개성 진해축산 대표가 축사 안에서 새끼돼지들과 함께 있다./창원시/

평생 농업에 종사한 부모님이었기에 익숙했지만, 막상 귀농하려니 관련 지식이 없어 막막했다.

임 대표는 2015년부터 4년 동안 전국의 양돈 선진지 농가를 견학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컨설팅에 참여하는 등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축산 전공도 아니고 처음에는 엄청나게 고생 많이 했습니다. 양돈 교육이라면 무조건 가고, 홍천과 포천, 대전, 경주 등 안 가본 곳이 없었죠.”

폐사율도 문제였다. 연 매출이 9억원이었지만 약제비와 사료비 등 경영비가 많아 오히려 적자였다. 초기 30% 가까운 폐사율을 현재는 3%대로 낮췄다. 이면에는 그의 노력이 있었다. 잘 운영되는 농장을 찾아 기술과 시설을 벤치마킹해 자신의 농장에 맞게 접목하기를 반복했다. 2020년도부터 사룟값, 약값 등도 갚아나갔고 경영도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

그 결과 현재 엄 대표는 축사 6000여㎡에 돼지 2000여 마리를 키워 전량 영남엘피씨 도축장으로 유통하고 있다. 연 매출은 15억원으로 늘었다.

악취 민원 해결도 과제였다. 필연적으로 악취가 날 수밖에 없지만 이를 줄이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인터넷을 통해 찾은 전문가를 통해 공장의 악취 저감시설을 견학하고 농장에 맞춰 직접 만들어 접목했다. 그는 “돈도 없는데 수억원에 달하는 장비를 설치할 순 없고 전문가 만나서 계속 물어보고 저감시설도 적용해보니 악취도 줄었고, 민원 빈도도 잦아들었다”고 말했다.

엄개성 진해축산 대표.
엄개성 진해축산 대표.

그는 현재 창원에 모돈 농장을 비롯해 2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 곳은 이미 HACCP 인증을 받았고, 다른 농장에도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또, 무항생제 인증을 위해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양돈농장 외에도 엄 대표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와 수단그라스 등 조사료를 시범 재배하고 있고, 최근에는 산딸기 재배를 시작하는 등 복합영농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엄 대표는 “생명을 다루는 양돈농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많은 정성과 노력을 들여야 해서 육체적으로는 조금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키운 돼지가 건강하게 잘 커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많이 느낀다”며 “돈 많이 벌어서 나만 잘사는 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도 주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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