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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피해아동 10명 중 1명, 집에 돌아가면 ‘다시 학대’

지난해 도내 아동학대 1882건… 2020년 비해 400건 이상 늘어

재학대 발생률 4년간 2배 급증… 2018년 5.5%서 지난해 13.1%

기사입력 : 2022-05-18 20:46:55

경남지역 아동학대 사례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동학대에 노출된 아동이 다시 학대를 당하는 재학대 발생률은 최근 4년간 2배 이상 증가해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

경남도는 이와 관련해 학대 피해 아동과 가족의 회복 지원을 위해 총력을 쏟기로 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픽사베이/

◇재학대 발생률 큰 폭 증가= 18일 경남도에 따르면 아동학대 대응 시스템을 통해 집계한 결과, 지난해 도내 아동학대 사례 건수는 1882건이다. 지난 2020년 1443건보다 무려 400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최근 수년간 추이를 보아도 지난 2018년 1118건에서 2019년 1300건으로 증가해 아동학대는 매년 증가 추세가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

특히, 학대받은 아동이 다시 학대를 받는 재학대 발생률은 큰 폭으로 뛰었다. 전체 아동학대 건수 중 재학대 발생률은 지난 2018년 5.5%에서 지난해 13.1%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아동학대 중 학대 유형별로 보면 중복 학대가 40.3%로 가장 많아 학대의 정도도 낮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복 학대는 신체와 정서 등 두 가지 이상 학대가 발생한 것을 말한다. 중복 학대 다음으로는 정서적 학대(25.3%), 신체적 학대(22.4%), 방임(9%), 성적 학대(3%) 순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는 아동학대의 증가 추세에 대해 재학대 발생률의 큰 폭 증가, 신고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을 이유로 분석했다.

이혜경 경남도 아동청소년과 주무관은 “학대가 일어난 가정에서 또다시 학대가 발생하는 비율이 큰 폭으로 늘고 있고,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 의무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 신고 건수 또한 대폭 늘어 전체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는 부분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맞춤형 사례관리 강화= 경남도는 재학대 발생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회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맞춤형 사례관리를 강화한다. 또, 의료적 지원 사업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우선, 재학대 예방을 위한 방문형 가정회복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경남도는 지난해 9월부터 전국 처음으로 ‘동행을 위한 약속’이라는 경남형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피해 아동의 원가정 복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재학대, 중복학대 등 아동학대 위험도가 심각해 집중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가정에 대해 가족 기능 회복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대상 가정을 방문해 상담, 심리 검사, 치료, 가족관계 개선을 위한 회복 프로그램, 사후관리 등 가정회복 프로그램으로 가정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맞춤형 사례관리는 2023년 이후 도내 전체로 확대해 추진할 예정이다.

아동학대 의심 신고, 조사·결정, 피해 아동 지원 등 아동학대 대응 과정에서 의료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경남도는 지난 4월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22년 아동학대 광역 전담의료기관 활성화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을 아동학대 광역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피해 아동에 대한 신체·심리적 치료 지원 및 중대 사례 판단·치료·자문 제공, 지역 내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6개소) 간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 24시간 아동학대 응급 콜을 운영하는 등 학대 피해 아동의 의료적 회복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학대 피해 아동의 전문적 보호 및 사례관리 전담인력도 확대한다. 도내 아동보호전문기관을 2023년까지 6개소에서 8개소로 확대하고, 사례관리 전문인력도 93명에서 121명으로 증원할 예정이다. 학대 피해 사례관리 전문성 제고를 위한 역량 강화 교육과 현장 대응에 따른 트라우마 등에 대한 심리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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