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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시 헛구호에 그친 청년세대 정치 문호 개방

기사입력 : 2022-05-19 20:16:08

6·1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도내 청년후보자의 수가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이다. 정당마다 ‘청년 정치인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막상 선거가 시작되면 공천 희망 청년들을 뒷전으로 내치는 모양새다. 이번에도 큰 변수는 없었다. 도내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선 후보자 등 668명을 분석한 결과, 20대와 30대는 각각 8명과 34명에 불과했다. 4년 전 지방선거 당시의 규모인 31명과 비슷하다. 비율로 보면 전체 후보자의 6.2%다. 지난 연말 피선거권 연령을 만 25세에서 18세로 낮추지 않았다면 아마 20대 후보자 수는 이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다.

각 정당이 청년 공천을 혁신정책인 양 경쟁을 벌인 결과가 결국 한낱 헛구호에 그친 것이라는 것은 이미 언급한 공천 비율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예비선거 기간 중 청년 공천 의무 비율을 제시한 정당들도 여러 가지 사항을 ‘물리적인 어려움과 현실적인 이유’로 내세우며 지키지 못했다. 한 정당 관계자가 “양질의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한 진지한 접근이 없는 이상 이 같은 양상은 반복된다”고 한 말을 곰곰 새겨볼 일이다.

청년세대가 지방선거에 대거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의 기저에는 기성 정치 세력의 변혁을 기대하는 요구가 일단 자리 잡고 있지만, 일자리와 주거 문제 등 작금의 청년세대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청년 정치인 스스로가 찾아볼 수 있도록 ‘운동장’의 규모를 키워보자는 의미도 있다. 사회의 불합리한 일들을 민감하게 체감하고 있는 이들을 정치권이나 자치단체에 대거 입성시켜 신구가 어우러진 다양한 협치의 모자이크를 만들어보자는 뜻이다. ‘청년은 국가의 미래’라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이번 선거 이후부터 제대로 된 젊은 정치인을 키워보자고 한 것인데 결론은 도돌이표다. 청년 인재 영입을 통한 정치혁신을 구호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유능한 젊은 이들이 정치권의 문을 쉽게 넘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문호 개방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정당인의 지적처럼 참신한 청년들의 정치권 진입 문턱을 낮추는 방안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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