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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후보 6%… ‘청년정치’ 이번에도 헛구호

도내 전체 668명 중 2030은 42명뿐

대선 거치며 거대 양당체제 공고화

기사입력 : 2022-05-19 21:32:16

6·1지방선거를 13일 앞둔 19일부터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도 2030 청년세대의 정치 참여는 실종되고 기성세대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거대 양당 체제가 더 공고해지면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

◇“청년 정치참여 늘리자” 말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통해 경남지역 지방선거 및 보궐 국회의원 후보자 668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후보 가운데 최연소 후보는 양산시의원(가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소속 정성훈(22) 후보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말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돼 총선·지방선거 피선거권 연령 기준이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춰졌지만, 만 25세 미만 도내 후보는 정 후보와 진주시의원(바선거구) 선거 더불어민주당 최지원(24) 후보, 창원시의원 비례대표로 나선 진보당 정주원(24) 후보 등 3명에 그쳤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8명, 30대 34명 등 42명으로 2030 후보는 전체 후보자의 6.2%에 불과하다. 이는 4년 전인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20대 8명, 30대 31명과 비슷한 규모다.

반면 50대 323명, 60대 206명으로 나타나 50대 후보자가 48.3%, 60대 후보자가 30.8%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 10명 중 8명(79.1%)는 50대·60대다. 4년 전 지선 당시 50대 416명, 60대 193명으로 전체 후보자의 51.2%를 차지한 것과 비교했을 때 30% 가까이 비율이 늘어난 것이다.

각 정당이 지난 대선 때 목소리를 부쩍 높였던 청년층의 정치참여를 늘리겠다며 공천 혁신 경쟁을 벌이는 것처럼 나섰지만 ‘헛구호’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구체적인 액션플랜으로 청년 정치인을 양성하지 않은 채 선거에 임박해 ‘보여주기식 청년 공천’을 하다보니 자격 미달 청년 후보가 등장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같은 당 내부에서부터 흘러나온다. 일례로 성보빈 창원시의원 후보는 ‘30살의 젊은 여성 정치 신인’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 2015년 음주운전 후 같은 해 무면허운전 기록이 있는가 하면 과거 군대 비하 발언으로도 논란이 이어졌음에도 이번에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의 한 관계자는 “청년 정치인 공천을 늘리는 것 이상으로 양질의 청년정치인을 공천하는 게 중요한데 시대 요구에 역행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양당정치 공고화… “주민 다양한 민의 반영 한계”=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도 치르기 전에 당선된 사람만 22명에 달한다. 당선자 22명 중 72.7%인 16명이 국민의힘 소속이었고, 나머지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 4년 전인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무투표 당선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과 대조된다. 제7회 지선을 제외하고 역대 선거에서 경남은 이른바 ‘보수텃밭’으로 불리며 특정정당이 아니면 당선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 곳인데, 대선 후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재현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도의원 무투표 당선자가 모두 국민의힘에서 나오는 등 3월 대선의 영향이 지방선거에까지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같은 흐름 속 시·군의원 선거에서는 양당이 한 지역에서 여럿의 후보를 내지 않기 때문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3정당에서도 마찬가지로 무투표 당선자 수 폭증이 공고해진 양당체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668명을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188명, 국민의힘 318명 등 506명으로 전체 후보자의 75.7%를 차지한다. 정의당은 15명, 진보당은 10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영곤 진보당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19일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인데 이들의 역량이 쟁점화되지 않고 선거 국면에서 거대양당만 조명되고 있다”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인 기초 선거구에서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는데 한계가 생긴다”고 말했다.

4일 오전 창원시 진해구 도천초등학교에 설치된 중앙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김승권 기자/
한 시민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경남신문 자료사진/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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