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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작업장 사망사고, 현장서 ‘예방 해답’ 찾는다

안전보건공단 경남본부 패트롤 점검단 현장 동행

기사입력 : 2022-05-25 21:55:31

50인 이하 제조·건설업체 찾아

추락·끼임·낙하 안전조치 점검

화학물질 등 위험요인 지도도

사망사고 80% ‘소규모 사업장’

작년 61명·올해 13명 목숨 잃어

“피해 줄이도록 더 철저히 점검”


“여기 연삭기에는 방호 덮개를 설치해줘야 합니다. 자칫 작업자의 목장갑이 끼여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요.”

25일 오전 10시 창원시 마산수출자유지역의 한 중소 기계부품 제조업체. 2인 1조로 구성된 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패트롤 점검단은 일제점검을 진행하며 현장책임자에게 위험요인 개선을 요구했다.

이날 일제 점검은 ‘2022년 9차 현장점검의 날’을 맞아 전국 안전보건공단에서 동시에 진행했다.

25일 오전 10시 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패트롤 점검단이 일제 점검을 진행한 창원시 마산수출자유지역의 한 중소 기계부품 제조업체에서 화학물질 사용 용기에 물질명을 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5일 오전 10시 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패트롤 점검단이 일제 점검을 진행한 창원시 마산수출자유지역의 한 중소 기계부품 제조업체에서 화학물질 사용 용기에 물질명을 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단은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수요일을 ‘현장점검의 날’로 지정하고 근무자 50인 이하 소규모 제조·건설업 사업장을 대상으로 3대 안전조치(추락·끼임·낙하)에 대한 패트롤 일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5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지 않아 산업재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21년 전국 산업재해 발생현황을 보면, 사고사망자 828명 중 50인 이하 사업장 내 사망자는 670명으로 80.9%에 달한다.

경남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21년 도내에서는 61명의 사고사망자가 발생했는데, 50인 이하 사업장 내에서 49명(80.3%)이 숨졌다. 전체 61명 중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건설업 20명 △운수·창고·통신업 4명 △임업 2명 △농업 1명 △기타 5명이었다.

경남지역 산업재해 사고사망자 수는 매년 감소하다 최근 증가 추세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사고사망자는 △2017년 66명 △2018년 49명 △2019년 38명 △2020년 55명 △2021년 61명 △2022년(4월) 13명 등이다.

이날 방문한 사업장도 20여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사업장이었다. 점검단은 30여분간 공정 과정을 차례대로 살피며 안전사고 위험요인에 대한 지적을 이어갔다. 특히, 앞서 창원 두성산업에서 화학물질에 의한 직업성 질병이 발생함에 따라 화학물질에 대한 관리·점검도 꼼꼼히 살폈다.

구채칠 안전보건1부장과 박선혜 대리는 “해당 사업장은 비교적 관리가 잘 돼 재해발생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탁상용 연삭기 덮개 미설치 △지게차 시동키 상시 장착·경광등 고장 △2층 자재 운반구 상시 개방 △화학물질 소분 사용 시 용기에 물질명 미표시 등 개선점을 현장책임자에게 통보했다.

점검단은 이어 창원공단 내 5명이 근무하는 제조업체를 방문해 일제 점검을 진행했다. 이곳에서는 △지게차 시동키 상시 장착·경광등 고장 등이 지적됐다. 점검을 받은 사업장은 일주일 내에 지적사항을 개선하고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 공단은 고용노동부에 감독을 요청할 수 있다.

점검을 받은 한 사측 관계자는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수년간 산재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며 “오늘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도 보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공흥두 경남본부장은 “제조업이 발달한 경남은 전국에서도 산재 사망자 발생이 잦은 곳”이라며 “패트롤 점검 등 예방 활동을 통해 위험요인을 즉각 개선해 경남 산업현장에서 단 1명이라도 소중한 목숨을 잃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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