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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여기어때] 창원시티투어버스 타고 도심여행

‘씽씽’ 도심 누비며 ‘생생’ 추억 만들어요!

기사입력 : 2022-06-23 20:48:22

창원스포츠파크 만남의 광장서 출발 … 하루 6번 운행

행선지 고민 없이 원하는 정류장에 내려 주변 관광지 둘러보고

옛 창원·마산·진해가 지닌 색다른 매력 만끽하고 맛집 투어도 가능


‘3000원의 행복’

커피 한 잔 정도의 돈으로 무얼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창원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창원의 구석구석을 3000원짜리 표 한 장으로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가 있다.

◇천장 뚫린 2층버스, 하루 6번 창원 도심 순환= 창원 도심을 순환하는 시티투어버스는 창원스포츠파크 만남의 광장을 출발해 창원의 집, 마산역, 상상길, 마산어시장, 경남대학교, 제황산공원, 속천항, 진해루, 석동 승강장을 거쳐 다시 만남의 광장으로 돌아온다. 각 승강장에 1분씩 정차하고, 만남의 광장을 출발해 다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10분. 하루 6번을 운행한다.

마창대교를 통과하는 창원시티투어버스./창원시/
마창대교를 통과하는 창원시티투어버스./창원시/

원하는 정류장에 내려서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고, 근처 맛집에 들러 식사도 하는 등 마음껏 시간을 보내고 다음 버스에 탑승하면 된다. 행선지를 고민할 필요 없다. 창원의 알짜 관광지를 모두 들르기 때문이다. 옛 창원, 마산, 진해가 지닌 각기 다른 색을 경험할 수 있는 코스로 구성돼 창원을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도 시티투어버스로 알찬 여행이 가능하다. 성인 기준 3000원짜리 승차권 한 장이면 온종일 몇 번을 탔다 내렸다 할 수 있다.

별도로 승차권을 구매할 필요 없이 버스에 탈 때 현금이나 카드로 계산하면 된다. 단, 교통카드는 안 된다.

내리지 않고 버스에 머물면서 바깥 구경이나 실컷 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다. 창원시민이라도 창원과 마산, 진해 곳곳을 이렇게 둘러볼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그동안 보지 못하고 지나쳤거나 미처 몰랐던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창원 도심을 순환하는 시티투어버스는 지붕의 반이 개방된 하프 탑(Half Top) 형태의 2층 버스다. 천장이 뻥 뚫린 2층 뒷좌석에 앉으면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1층 17석은 가족석으로 구성돼 있고, 2층은 53석이다. 절반은 지붕이 있고, 뒷편은 지붕없이 탁 트여있다.


◇시티투어 타고 가는 주요 관광지= 만남의 광장을 떠난 버스가 가장 먼저 닿는 곳은 창원의 집이다. 한옥을 닮은 정류장 모양에서 알 수 있듯 창원의 집은 도심 속 전통 한옥이다. 조선 말기부터 순흥 안씨가 대대로 살던 집으로, 창원시가 전통문화 전승·보전 목적으로 사들여 단장했다. 안채, 사랑채, 솟을대문, 팔각정, 퇴은정 등 정교한 옛 건물은 물론 밀랍 인형을 비롯한 다양한 소품들이 조상들의 생활상을 재현한다. 물레방아가 있는 연못을 중심으로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꽃과 나무가 고풍스러운 한옥 정취와 어우러져 발길을 잡아둔다.

창원의집./창원시/
창원의집./창원시/
창원의집 버스정류장./창원시/
창원의집 버스정류장./창원시/

마산역 정류장에서 시티투어버스를 타면 상상길이 첫 번째 코스다. 상상길은 창동 불종거리에서 부림시장을 잇는 150m 남짓한 길로, 여기서 내리면 창동·오동동 일대를 여행할 수 있다. 서울에 명동이 있다면 마산에는 창동이 있다. 1980년대 마산 청춘들의 약속 장소였고, 90년대 초반까지 경남에서 땅값이 가장 비쌌다. 비록 화려했던 명성은 사라졌지만, 한자리에서 운영한 서점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학문당’, 60~70년대 미팅 장소였던 ‘고려당’,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온 귀금속점 ‘황금당’ 등 전통명가들이 수십 년 세월 자리를 지키며 마산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으로 탄생한 문화예술거리 창동예술촌에서 작가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길 건너 오동동 문화광장 앞은 이승만 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의거가 시작된 곳으로,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도 있다.

창동상상길./창원시.
창동상상길./창원시.
창동예술촌./창원시/
창동예술촌./창원시/

마산어시장에서는 계절마다 달라지는 싱싱한 수산물을 구경하고 다양한 먹거리로 배도 채울 수 있다.

마산을 지나 진해로 향한다. 마창대교 위를 달리는 이 순간이 창원시티투어 여행의 백미다.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바다는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있고, 버스는 바다와 하늘 사이를 가로지르는 새처럼 여유롭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초여름 더위를 식혀준다. 평소에 이 곳을 지났더라도 차창과 난간에 가려져 보지 못했던 풍광을 2층 버스에선 오롯이 만끽할 수 있다.

제황산 공원에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다. 365개의 계단으로 이뤄진 일년 계단을 밟고 가거나, 편하게 모노레일 타고 오를 수도 있다. 정상부에 자리한 진해탑 1~2층에는 진해에서 발굴한 각종 유물을 전시한 시립박물관이 있다. 9층 전망대에 서면 방사형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진해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중원로터리 주변에는 진해우체국을 비롯해 수양회관, 원해루, 문화공간 흑백 등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근대문화유적이 많이 남아있어 이 일대를 ‘군항마을 역사길’이라 한다.

제황산공원./경남신문DB/
제황산공원./경남신문DB/
속천항 카페거리./창원시/
속천항 카페거리./창원시/

속천항에 다다르자 바다와 노을을 조망하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이 일대 경치는 진해루에서 감상하는 게 제맛이다. 진해루는 진해해변공원 안에 있는 팔작지붕 형태의 누각이다. 계단을 타고 2층에 오르면 기둥 사이로 진해만 풍경이 마치 액자 속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진해해변공원은 거북선 모양을 한 어린이 놀이터와 매점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창원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으로 꼽힌다. 산책길은 빛 조형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밤이 더 예쁘다.

안민터널을 지나 다시 만남의 광장으로 가기 위해 성산구 성주동을 지나면 고가도로 옆으로 창원국가산업단지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진해루./경남신문DB/
진해루./경남신문DB/

◇특별노선도 가보자= 앞서 소개한 노선은 연중 즐길 수 있는 도심 순환형 코스다. 그러나 창원시티투어버스는 월별로 테마를 정해 풍경이나 체험을 곁들인 특별노선도 운행한다. 보통 금요일이나 주말을 이용한 특정 구간을 오가는 버스로 순환형과 달리 1층 시티투어버스로 운행한다.

벚꽃 만개한 3~4월 진해 주요 벚꽃 명소를 둘러보기도 하고, 여름에는 해양레포츠, 가을에는 국화축제, 겨울에는 주남저수지 철새탐방 등과 연계한 특별 노선을 운행한다. 로봇랜드 이벤트 기간에 맞춰 특별노선을 운행하기도 했고, 선선한 가을 저녁 속천항 빛거리를 산책하는 10월夜행 프로그램도 있었다.

매년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오는 7~8월 여름 시즌에는 진해해양레포츠센터와 연계한 해양레포츠 체험 시티투어 코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모터보트, 래프팅, 카약 등을 즐길 수 있다.

9월에는 보물찾기 이벤트와 함께하는 코스가 마련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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