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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지화로 무게 중심 기우는 마산 가포 모래부두

기사입력 : 2022-06-26 20:34:19

창원시 마산항 가포 물량장(모래부두) 개량 사업이 용역 결과에 따라 백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마산지방 해양수산청이 지난 23일 개최한 가포 물량장 입지 타당성 재조사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서는 입지 타당성 조사 결과, 마산항 내 모래부두 물동량은 2020년 최저점을 찍은 후 최근까지 증가세가 크지 않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여기다 인근 대규모 주거 단지에 미칠 환경적인 영향도 제기됐다. 연구용역에서는 또 현재 운영 중인 모래부두를 확장하고 현대화하는 선에서 앞으로의 모래 물동량에 대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산항 가포 물량장 조성 사업은 공유수면 6700㎡를 매립해 5000t급 선박이 접안하는 모래 부두 1선석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2013년에 마산해수청이 사업자를 고시하면서 시작됐으나 진척이 지지부진하다 지난 2019년 7월에 민간사업자가 비관리청 항만공사 시행 허가를 재신청했다. 향후 물동량 차이 등이 가포 물동량 조성 사업에서 찬반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8년간 사업을 준비해 온 사업체는 “남해 EZZ(배타적 경제수역) 내 모래 채취가 현재 안돼 물동량이 적을 뿐이지 앞으로 늘어날 소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대 측은 “그만한 물동량이 안 되는 데 굳이 바다를 메워 부두를 조성할 필요성이 있느냐”고 반박한다.

팽팽하게 맞붙은 입장 차는 앞으로 있을 최종 연구용역과 이해당사자들의 의견 조율을 통해 일단락될 개연성이 크다. 사실 이번 논란의 쟁점은 비단 물동량뿐만은 아니다.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동안 가포를 둘러싼 곳에 친수공간과 대규모 주거단지가 많이 들어서면서 주민의 환경권 문제로까지 번졌다는 점이다. 마산항을 시민에게 되돌려달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서항·중앙·1 부두가 친수공간으로 바뀌면서 기존 모래부두가 축소된 만큼 물량장 확대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바다를 메우는 게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마산만은 지난 100년간 산단과 가포신항, 마산 해양신도시 조성을 명분으로 이미 수백만㎡가 메워졌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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