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사설]헌혈 부족 재현… 귀한 혈액 관리 제대로 하나

기사입력 : 2022-06-28 20:47:37

매년 혈액 부족사태를 겪으면서도 경남도내 의료기관의 혈액관리시스템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평가원이 병원급 이상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혈(1차)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도내 31개 의료기관 중 7개소는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았다. 5등급 비율은 22.6%로 전국 평균 10.5%보다12.1%p나 높다. 상급종합병원 3곳은 모두 1등급을 받은 데 비해 19개 병원 중 6개소가 5등급을 받았다. 이는 도내 병원급 의료기관의 혈액관리와 수혈환자 안전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평원은 이번 조사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수혈을 처방할 때 수혈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수혈 체크 리스트 보유 여부, 수혈관리 수행률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는데 전반적으로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저출산, 고령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등으로 혈액수급은 어려운데 비해 혈액 사용량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혈액 사용량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혈은 장기이식과 같아 위험성을 고려하여 꼭 필요한 상황에서 적정량을 수혈해야 한다는 환자 안전이 강조되고 있다. 심평원이 수혈 1차 적정성 평가를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혈환자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수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지를 모니터링하여 혈액 낭비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무릎 관절 치환술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수혈률을 조사했는데 호주, 미국, 영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수술에서도 적정량보다 많은 혈액을 사용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그동안 의료기관에서 수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적정 수혈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고 인식 개선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수혈 체크 리스트 운영 의료기관이 64.8%에 불과할 정도로 문제점이 드러났다. 혈액관리가 이렇게 무사안일한 자세로 지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번 조사는 수혈 적정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만 전반적인 혈액관리도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수혈용 혈액과 혈액제제는 혈관에 투입되기 때문에 철저한 안전성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