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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동결’ 대학등록금 인상하나 대학 ‘기대’… 학생·학부모 ‘걱정’

정부, 규제완화 가능성 내비쳐 주목

등록금 의존 높은 사립대 “완화 필요”

기사입력 : 2022-06-28 21:28:11

정부가 대학의 등록금 규제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14년 만에 등록금 인상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하지만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대학의 재정난 타개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 130여개 대학 총장들은 정부 지원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등록금마저 동결돼 대학 재정 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며 등록금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등록금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 정부 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1~2년 끌 것은 아니고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다”고 답했다.

정부는 14년간 대학 등록금 인상을 막기 위해 규제를 해왔다. ‘등록금 상한제’에 따라 대학은 3년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는 등록금 인상이 가능하지만 정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대해 국가장학금Ⅱ유형에서 제외하도록 해 사실상 인상을 할 수 없도록 했다. 국가장학금Ⅱ유형에서 제외되면 대학은 국가장학금을 못 받는 대학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신입생 충원율에 영향을 미쳐 선뜻 인상할 수 없었다.

28일 교육부 대학 정보 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4년제 기준 도내 대학 평균 등록금은 572만1908원(사립대), 380만7646원(국립대)으로 나타났다. 2021학년도 등록금 의존율을 보면 인제대는 54.5%로 3년째 상승했고, 경남대 57.7%, 가야대 53.5%, 창신대 49.6% 등이다.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번 정부의 등록금 규제 완화 입장에 따라 도내 사립대학들은 내심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등록금을 인상하면 국가장학금Ⅱ유형 외에도 각종 평가에서 감점 요인이 되기 때문에 재정 악화에도 인상하기 힘든 상황이다”며 “정부에서 등록금 규제를 풀어준다면 안 그래도 힘든 지역 사립대는 숨통이 트일 거 같아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등록금 인상이 될 경우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생 이상호(24)씨는 “거리두기 해제 후에도 코로나19 이전만큼의 제대로 된 대학교 지원을 못 받고 있다고 느끼는 상황인데 등록금 인상을 한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2명의 대학생 자녀를 둔 이모(55·여)씨는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데 등록금까지 오르면 더 힘들어질 거 같다”고 걱정했다.

한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통해 “사회초년생부터 학자금 대출로 빚을 지고 시작하는 대학생, 청년들에게 등록금 인상은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다”고 비판했다.


자료사진./픽사베이/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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