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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해변 입양해 직접 가꿔요”… 요즘 뜨는 ‘반려해변’ 아시나요

개인·기업 해변 선택해 정화활동

2020년 시작돼 전국 40개 해변 지정

기사입력 : 2022-06-29 21:10:46

국내 해양쓰레기 연간 발생량은 14만5000t. 정부가 매년 해양쓰레기 수거 예산을 대폭 늘리며 수거 활동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개인과 기업이 해변을 선택해 책임감을 가지고 가꾸는 ‘반려해변’ 사업이 자연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해변은 1986년 미국 텍사스에서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한 ‘해변 입양 프로그램’을 2020년부터 국내에 벤치마킹한 민간 참여형 캠페인으로, 명칭은 기업·단체가 특정 단체를 반려동물처럼 아끼고 사랑하자는 취지에서 결정됐다.

통영지역 봉사단체 한려길동무는 지난 2020년부터 통영 비진도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지정받아 해변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한려길동무/
통영지역 봉사단체 한려길동무는 지난 2020년부터 통영 비진도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지정받아 해변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한려길동무/

29일 기준 전국에 총 40개의 반려해변이 지정됐으며, 경남은 △거제 학동 해변(무학) △남해 관음포 갯벌(포스코엠텍) △통영 비진도 해변(한려길동무) △통영 안정리 해안가(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본부) △통영 봉암 해변(시울프마린) △창원 봉암갯벌 생태체험장 양안 해변(해성디에스) 등 총 6곳이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반려해변에 지정돼 관리하는 곳은 통영 비진도 해변이다. 지역 봉사단체인 한려길동무는 지난 2020년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와 ‘해변 입양(반려해변의 전신)’ 협약을 맺고 해변 정화 활동과 쓰레기 저감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균석 한려길동무 회장은 “좋은 취지라 생각해 지금까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며 “많지 않은 회원이지만 해변도 하나의 가족이라 생각하며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 정화 활동을 해왔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잠시 활동을 멈췄었는데 내달 초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진도 해변에 이어 지난해 7월 통영 안정리 해안가가 반려해변으로 지정됐고, 올해 3월 통영 봉암해변·거제 학동해변·남해 관음포갯벌이 추가로 선정됐다. 가장 최근에 선정된 해변은 창원 봉암갯벌 생태체험장 양안 해변으로 지난 21일 승인됐다. 봉암갯벌을 반려해변으로 맞게 된 해성디에스 관계자는 “매년 마산만 일대 해양쓰레기 정화 활동에 꾸준히 참여해왔고, 봉암갯벌의 해양 환경을 보호하고 복원하는데 적극 동참하고자 참여하게 됐다”며 “앞으로 매년 3회가량 플로깅 등 행사를 진행하고 쓰레기 저감 홍보활동 캠페인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반려해변 신청은 단체, 기업, 학교, 개인 등 누구나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이 지난 10일 개설한 소통 플랫폼 ‘바다 가꾸기’에서 입양하고 싶은 반려해변을 정해 활동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공단과 지자체가 검토한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경남에서는 선정된 6개 반려해변 외에도 3개 해변이 승인 검토 절차를 밟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관계자는 “반려해변은 기업에서 ESG경영과 연계해 관심이 많은 편이다. 입양증서 발급, 입간판 설치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펼친 참가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더 나아가 단순 정화 활동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관 개선, 해양 환경보호 체험 등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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