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하수처리공사 지역업체 외면‘논란’
삼칠하수처리장공사 기자재 발주… 수도권 업체와 10여품목 수의계약
경울기계조합, 수차례 납품 요청
함안군이 삼칠공공하수처리시설 공사와 관련한 기자재 발주에서 지역 업체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함안군과 경남울산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군은 총 사업비 436억원(국비 180억원·도비 36억원·군비 112억원·기금 108억원)을 들여 칠원읍 오곡리 일원에 하루 처리용량 6500t 규모의 공공하수처리장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함안군청./함안군/
준공 계획일자는 내년 5월로, 군은 지난 4월부터 시설 공사와 관련해 기자재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자재 발주 과정에서 협동조합 측은 “슬러지수집기와 협잡물처리기, 탈취기 등 10여품목 30억원 가량을 수도권 업체와 농공단지 등으로 수의계약(경쟁이나 입찰이 아닌 임의로 선택해 체결하는 계약)을 진행해 지역 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역별 기자재 발주 건수와 금액에 대해 군 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현재 계약이 진행 중이라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협동조합은 삼칠공공하수처리시설 공사와 관련해 지역 업체에 납품 기회를 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다.
지난해 4월 19일 함안군 상하수도사업소를 방문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우수업체에 대해 판로 확대’를 요청한 바 있으며, 6월 28일에는 중기중앙회 관계자를 비롯해 경남중소기업회장 등과 군수 면담도 진행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당시 조합 측은 공사 수의계약에 함안지역업체를 우선으로 선정하고, 함안지역 업체가 없을 경우에는 경남지역 업체에 수주기회를 줄 것을 부탁했다. 협동조합은 다음 달인 7월 5일에도 상하수도사업소를 찾아 지역 우수 업체에 수주기회를 줄 것으로 청했다. 하지만 거듭된 지역업체 판로 요청에도 “3년 전 설계 시 설계에 참여한 수도권지역 업체로 발주해야 한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조합 관계자는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함안군 관계자는 “관급자재는 설계 시 처리공정에 맞는 자재생산업체로 하여금 견적에 참여하게 해 적정업체의 단가로 설계에 반영한다”면서 “설계에 반영된 업체를 기준으로 발주하기 때문에 관급자재 중 타지역 업체의 견적, 조달 3자단가로 반영된 경우, 타지역 업체로 발주한다”고 답했다. 이어 “설계 당시 반영된 업체를 기준으로 발주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설계 참여부터 관급자재 발주까지 3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자재업체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업체 변경은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군의 해명에 협동조합 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성근 경울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설계할 때 견적낸 사람이 전부 일 다하라는 건 아니지 않느냐. 설계는 설계고 발주는 발주다”며 “양산시 웅산정수장과 거제시 중앙하수처리장은 설계는 수도권 업체가 했지만, 기자재는 지역업체와 수의계약했다”고 반박했다. 박 이사장은 이어 “코로나19 이후 어려운 상황을 버티고 있는 지역 업체와 지역 경제를 위해서라도 남은 기자재 수의계약에 조합과 협의해 도움을 되는 방향으로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