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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해시장 탈환했다고 세 과시(?)

기사입력 : 2022-07-05 09:29:36

지난 4일 오후 6시 김해시청에 특정 정당인들이 대거 몰려 퇴근길 김해시 공무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김해시청 2층 대회의실에서 가야뜰봉사단의 제1차 운영위원회가 열렸다. 1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원진 소개와 경과보고, 정관 및 조직체계 승인, 초대 회장 수락 인사말 등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사실상 창단식 모양새였다. 이 봉사단이 공무원들의 눈길을 끈 것은 임원진 다수가 국민의힘 소속 정당인이었기 때문이다.

김해갑·을 당협 책임자를 포함해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해지역 도·시의원 다수가 임원진을 차지하고 있었다. 공동회장 중 한 사람을 국민의힘 김해을 당협위원장이 맡았고, 대외협력위원으로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3명과 시의원 4명, 직전 시의원 1명이 소개됐다.

또 4개 지구(동김해·서김해·북김해·장유) 단장단에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4명과 전 도의원 1명이 포진했다. 행사 경과보고는 홍태용 김해시장 인수위원회 문화교육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인사가 했다.

이렇다 보니 이날 행사는 봉사단 창단이라는 본래의 순수한 목적은 퇴색되고 김해시장을 탈환한 국민의힘의 세를 과시하는 모양새로 비춰졌다.

가야뜰봉사단의 공동회장을 맡은 김성우 국민의힘 김해을 당협위원장도 인사말에서 “지난 3·9 대선에서 승리하고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지방정권 교체의 완성은 생활 속 봉사, 실천하는 봉사를 통해 이뤄진다”며 정치색을 숨기지 않았다.

행사장을 지켜본 한 공무원은 “시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뀌자마자 국민의힘 소속 정당인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모임이 시청에서 열려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주변 시선을 의식해 다른 곳에서 하는 것이 나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고, 또 다른 공무원은 “정당인들이 봉사단체를 결성해 활동하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지만, 시청에서 행사를 하는 것은 보기 불편했다”며 “이는 새로 취임한 시장에게도 부담을 주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김해시는 봉사단체 행사로 대관을 허가했고 공공자원의 개방과 공유 차원에서 영리 목적의 상행위가 아닐 시 업무시간 외는 어떤 단체에든 대관을 해주게 돼 있다고 설명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종구(지방자치여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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