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하청노동자 격려하기 위해 거제로 모인 '희망버스'

기사입력 : 2022-07-24 16:56:24

"모자란 승리지만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리고 다시 싸울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최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의 목소리가 대우조선해양 서문 행사 차량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졌다.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과 노조원 1500여명은 박수로 격려했다.

23일 오후 거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열린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행사에서 '하청 노동자 희망배 띄우기'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김용락 기자/
23일 오후 거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열린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행사에서 '하청 노동자 희망배 띄우기'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김용락 기자/

23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서문에 전국 16개 시·도에서 온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가 도착했다. 전날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지만, 노조를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한 전국 시민들의 연대 행렬이다.

행렬 가장 앞에는 조선하청지회 소속 집행부 및 고공 농성자, 조합원들이 자리 잡았다. 이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하청지회 조합원의 양옆과 뒤편에 앉아 지지의 목소리를 냈다.

11년 전 첫 시작한 희망버스의 응원 대상이자, 대우조선해양 희망버스를 제안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더 뭉치고 더 커지자. 우리가 뭉치면 세상이 뒤집히는 걸 보여줬다"며 "수십 년 동안 하청 노동자를 착취했던 대우조선해양이 불법이고, 툭하면 밀리는 임금 체불이 불법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청 노동자들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3일 오후 거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열린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김용락 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3일 오후 거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열린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김용락 기자/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오로지 노조를 격려하고자 거제까지 한걸음에 달려왔다. 충북 청주시에서 온 현슬기(30·여)씨는 "30% 임금 인상도 모자라는데 4.5%밖에 되자 않아 마음이 좋지 않고 아쉽다"며 "그래도 열심히 싸워준 분들을 응원하고 이 사건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울산에서 온 정원현(57)씨는 "51일 동안 어려운 삶을 바꾸기 위해 투쟁에 나선 하청노동자들이 이후에도 노동자의 권리를 누리며 노동조합을 할 수 있도록 힘내라고 응원하기 위해서 왔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거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열린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행사에서 조선하청지회 노동자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김용락 기자/
23일 오후 거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열린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행사에서 조선하청지회 노동자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김용락 기자/

김형수 하청지회 지회장은 "혹자는 이 투쟁이 실패했다고 말하는데 전국을 흔든 이 투쟁을 과소평가하지 말아 달라"며 "차별을 철폐하고 자랑스러운 노동자의 역사를 만들어가겠다"고 발언했다.

이후 참가자들이 2m 높이의 대형 '희망 배'에 설치된 유최안 부지회장이 스스로를 가뒀던 철장을 형상화한 모형에 하청노동자를 지지하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배를 접어 담는 '하청 노동자 희망배 띄우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23일 오후 거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열린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행사에서 '하청 노동자 희망배 띄우기'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김용락 기자/
23일 오후 거제 대우조선해양 서문 앞에서 열린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행사에서 '하청 노동자 희망배 띄우기'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김용락 기자/

희망버스는 2011년 해고노동자 김진숙씨가 309일간 대형 크레인에 오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시작됐다. 이후 2013년 쌍용차 해고자 복직 촉구 등 고립돼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내기 위해 15차례 운행됐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박준혁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