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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인사가 만사다- 김석호(양산본부장)

기사입력 : 2022-07-31 20:28:45

대통령실의 인사로 잡음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신문마다 게재되고 방송 채널마다 종일 다루다시피 하고 있다. 야당은 공정치 못한 잘못된 인사라고 주장하고 여당은 잘못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결론 없는 여·야의 설전으로 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검증이나 공정한 절차 없이 측근을 기용하는 인사는 왕조시대나 다름없는 아시아적 신대통령제라 불리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인사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최근 경남도와 도내 일선 시·군은 승진인사와 함께 상당수 공무원을 재배치(보직인사)했다. 여기저기서 공정치 못한 인사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00% 만족하는 인사는 없다. 그러나 그 정도면 객관성 있는 인사라는 평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지자체가 많은 것 같다. 승진 탈락자 중 자신의 입장만을 주장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일부 시군 노조홈페이지에는 인사와 관련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일선 시군에서는 공직에서 꽃이라 불리는 5급 사무관 승진이 늘 화두다. 대상자가 3명 이상일 경우는 4배수이고 2명일 경우 5배수이고 대상자가 1명일 경우 7배수 즉 1등에서 7등까지 인사권자가 승진를 선택할 수 있다.

승진 대상자를 4~7배수로 정한 것은 우수하고 능력 있는 자를 인사권자가 골라 쓸 수 있게 하는 여지를 주는 반면 이 배수 제도를 잘못 이용하면 공정치 못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인사를 할 소지도 있다. 배수 안에 든 동료가 승진하면 불평보다 승진할 사람이 승진했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인사가 돼야 한다. 공무원들은 자신과 동료의 점수(연수, 성적)를 늘 체크하기 때문이다. 승진과 보직에 대한 그들만의 로드맵이 있다.

공직사회가 생각하는 인사 관련 모범 답안과 거리가 먼 인사가 됐을 경우 불만이 표출되고 비난이 이어진다. 비난의 대상은 인사담당 공무원도, 인사위원회 위원도 아닌 인사권자, 즉 도지사와 시장·군수이다.

십상시는 예나 지금이나 그 수가 적든 많든 권력자의 옆에 붙는다. 이들의 농간에 휘둘리지 않은 공정한 인사를 위해서는 인사권자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인사 후 인사권자의 고민의 흔적을 당사자들인 공무원들은 분명히 안다. 공정하고 바른 인사는 공무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성실히 공무에 임할 것을 간접적으로 독려한다.

공정치 못한 편파적인 인사는 공무원들을 갈 지 자로 가게 한다. 공자도 사람을 잘못 쓰고 자책한 적이 한두 번 아니라는 말도 있다. 인재를 잘 골라 적재적소에 배치함이 조직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여기다 바르지 못한 인사로 상처 받는 공무원이 없으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시장·군수 등이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간과하지 않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으면 한다.

김석호(양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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