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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무지출 챌린지-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기사입력 : 2022-08-09 20:59:34

얼마 전까지 현재의 행복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던 ‘욜로(You Only Live Once)’와 플렉스(FLEX)가 MZ세대의 키워드라고 할 만큼 핫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욜로 소비가 지고 극단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가 뜨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지출 제로(0)’를 실천하는 움직임으로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3% 올랐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4% 뛰어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가파른 물가 상승에 온라인에서는 ‘지출 0’을 목표로 ‘절약 브이로그’, ‘일주일 무지출 달성’ 등의 영상이나 관련 게시물들이 뜨거운 관심을 모으며 공유되고 있다.

▼무지출 챌린지는 애초 무소비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려는 절약이나 짠테크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예컨대 냉장고에 남은 재료로 음식을 직접 해 먹는 ‘냉장고 파먹기’, 점심값 지출을 줄이기 위한 도시락 싸기, 기프티콘이나 쿠폰 등을 받는 ‘앱테크’, 출퇴근 때 도보나 자전거 이용하기 등을 통해 무지출을 달성하고자 한다. 여기에 중고거래 앱을 통해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판매하며 소소한 수입을 올리는 부수입족들도 증가 추세다.

▼예부터 절약은 미덕이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너무 무지출에만 집중하면 번아웃이나 보복소비가 오기 쉽다. 현명한 절약과 소비는 무턱대고 하는 것이 아니라 때에 맞게 집중하는 것이다. 무지출 챌린지를 불필요한 소비를 제어하고 좋은 습관을 만드는 첫 단계로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 지속가능한 소비패턴으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행한다면 오늘도 ‘무사히 무지출’ 할 것이다.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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