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사설] 경남도의회 연구단체 증가, 긍정 속 우려도 있다

기사입력 : 2022-08-10 21:01:54

경남도의원들이 특정 관심분야에 대한 연구를 목적으로 ‘의원 연구 단체’를 잇따라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간 것은 지방의정사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일이다. 그간 의원들이 의회 내에서 특별관심분야 연구단체를 꾸려 여러 가지 활동을 해오긴 했지만 이번 12대에서는 구성된 단체의 수가 97년 이래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의회 내 구성된 연구회는 모두 14개로, 지난 10대 보다는 5개, 11대 보다는 2개 더 많다. 가입한 의원 수는 연인원으로 따져 113명이다. 도의회 현원이 64명이니 의원 1명이 1.76개의 단체에서 활동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단체명으로 연구 테마를 분류해보면 청년 문제, 스포츠 산업, 농업, 구도심 공동화, 지역 경제, 지역 균형발전, 다문화, 조례, 관광, 사회 복지 등 민생과 연관성 깊은 분야를 망라한다. 입법과 정책 개발 관심이 지난 10대나 11대보다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의원의 본분이 입법과 정책 개발이라고 보면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다. 김진부 의장이 의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의원 역량 강화와 연구와 입법, 정책기능 지원 차원에서 의원 연구단체 활성화를 공언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연구단체가 다양하게 결성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많은 연구단체들이 당초 목적한 연구결과를 실속 있게 도출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다. 한 명의 도의원이 2개 연구단체에 중복 가입할 수 있는 만큼 진정으로 공부하고 연구에 매진하는 자세를 견지하지 않을 경우 형식적인 활동에 머무를 개연성도 없지 않다는 점을 염려하는 것이다. 도민 삶과 직결되는 입법 활동을 하면서 지역구 현안도 살펴야 하는 현실에서, 많게는 두 개의 연구단체에 가입해 활동할 경우 적잖은 에너지 소모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별한 각오가 없다면 내실 있는 연구 활동을 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혹여 단체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만족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이런 우려가 그저 기우에 그칠 수 있도록 12대 도의원들의 알찬 연구 활동을 기대한다.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