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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김해 고인돌 유적 상당 부분 훼손…김해시장 법적조치”

“상석 주변 문화층 20㎝ 내외 유실…주변부는 '문화층' 대부분 파괴”

기사입력 : 2022-08-17 17:44:53

속보=문화재청은 세계 최대 규모 고인돌로 알려진 김해 구산동 지석묘(경남도기념물 제280호)가 김해시의 정비복원 공사 과정에서 유적 상당 부분이 훼손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김해시장을 법적 조치(경찰 고발)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구산동 지석묘 유적의 정비사업 과정에서 형질변경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5일 문화재청 직원이 관계전문가와 함께 현지점검을 실시한데다 추가로 형질변경 범위 및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11~12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긴급조사를 실시했다.

 긴급조사 결과 △상석의 주변부에서는 문화층의 일부(20cm 전후) 유실이 확인됐고 △정비사업부지 내 저수조·관로시설·경계벽 설치 부지는 해당 시설 조성 과정에서의 굴착으로 인해 문화층의 대부분이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김해 구산동 지석묘는 시·도지정문화재로, 시·도지정문화재의 정비사업에 따른 현상변경은 '문화재보호법' 제35조제1항 및 제74조제1항에 따라 시·도지사의 허가 사항이라며 김해시가 경상남도지사의 허가를 득하였는지 여부, 경상남도의 허가 범위·내용을 김해시가 준수하였는지 여부, 문화재수리업자와 문화재수리기술자 등이 설계도서를 준수해 문화재를 수리했는지 여부 등의 확인 및 조치는 경상남도의 소관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구산동 지석묘는 지난 2006년 구산동 택지개발사업 때 발굴된 유적으로 덮개돌인 상석(上石) 무게가 350t이고, 고인돌 주변 묘역 시설이 1615㎡에 이르러 세계 최대 고인돌로 추정되고 있다. 과거에 상석을 중심으로만 파악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주변에 묘역 시설까지 갖춘 고인돌은 '묘역식 지석묘' 또는 '구획 지석묘'라고 부르며 구산동 지석묘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김해시는 당시 발굴 기술 부족과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다시 흙을 채워 보존해 오다 지난 2019년 종합정비계획 수립 후 2020년 12월부터 16억7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구산동 1079 일원 4600㎡ 지석묘 복원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석묘 주변에 깔린 박석 이동 및 재설치를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문화재청과 협의 후 시행해야 함에도 협의 없이 진행하면서 훼손 논란이 일었다.

 훼손논란이 일자 김해시는 정비사업을 중단하고 급기야 지난 8일 문화재청과 경남도에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지정 신청을 철회했다.

경남도 문화재위원들이 김해 구산동 지석묘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경남신문 자료사진 /
경남도 문화재위원들이 김해 구산동 지석묘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경남신문 자료사진 /

이종구 기자 jg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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