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창원시 수돗물 유충 비상 대응조치 ‘슬그머니 종료’

브리핑·보도자료 등 별도안내 없이

지난 18일 홈피 첨부파일로만 공지

기사입력 : 2022-08-25 20:01:54

창원시가 석동정수장 수돗물 유충발생에 따라 매일 시행해 오던 유충 검사와 수질 상태 모니터링 등 비상 대응 조치를 지난 16일부로 종료했다. 시는 더 이상 유충이 나오지 않는다는 판단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그동안 불안에 떨었던 시민에게 직접 알리는 절차나 별도의 브리핑, 보도자료도 내지 않은 채 슬그머니 마무리했다.

지난달 11일 석동정수장 관계자들이 침전지를 청소하고 있는 모습./경남신문 DB/
지난달 11일 석동정수장 관계자들이 침전지를 청소하고 있는 모습./경남신문 DB/

창원시는 지난 18일 시 홈페이지에 게시한 ‘석동정수장 유충 발생 일일 보고’ 게시판에 첨부된 한글파일 보고서를 통해 ‘석동정수장 유충 비상 대응 종료 알림’을 공지했다.

그러나 이 같은 비상 대응 종료 사실을 브리핑 또는 기자회견을 통해 알리거나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지 않았다. ‘일일 보고’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창원시 홈페이지에서 [분야별 정보]→[상수도사업소]→[석동정수장 일일 상황 보고]에 들어가 첨부된 한글파일을 열어야만 알 수 있다.

창원시는 그동안 하루 전날 유충 발생 현황과 수질 현황을 다음날 일일 보고를 통해 안내해 왔지만, 18일로 중단돼 있다. 실제 비상 대응이 종료된 것은 16일 오후 6시이고, 17일 일일 보고에 16일 발생 현황이 있지만, 대응 종료를 알린 것은 이틀이 지난 18일이었다.

창원시는 18일 자 일일 보고에서 ‘정상화 기준’을 ‘유충 대응 완료 후 활성탄여과지, 정수지, 배수지, 수용가에서 일정 기간 유충이 검출되지 않을 때’라고 표시했다. ‘일정 기간’에 대해서는 ‘환경부 대응 매뉴얼에는 따로 기간을 명시하지 않지만 관계기관은 일정 기간을 5~7일이라는 견해이고, 인천시의 경우 7일을 적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020년 수돗물 깔따구 사태를 겪었던 곳이다.

창원시는 또 ‘정상화 판단’ 근거로 ‘수돗물 모니터링 전 지점에서 19~28일째 유충이 불검출되므로 대응을 8월 16일 오후 6시 종료하고 정상 운영체계로 전환하고자 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통상적으로 5일에서 7일 정도로 보고 있다고 하고, 인천이 7일 적용했다. (유충이) 안 나온 날이 최소 19일에서 28일 정도다. 우리는 좀 더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정도면 유충이 안 나오겠다고 판단하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거쳐 종료했다”며 “낙동강청에도 지침에 따라 종료 사실을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관련 지침에 따라 창원시가 지난 16일 대응 종료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창원 진해구(용원지역 제외) 주민 6만5300세대, 15만여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석동정수장에서 지난달 7일 깔따구 유충이 최초 발견됐지만, 창원시는 8일 밤 유튜브를 통해 긴급 브리핑을 갖고 발생 사실을 공개해 늑장 공개라는 비판을 받았다.

유충은 정수장 내 활성탄여과지에서는 지난달 28일 이후, 정수지에서는 지난달 20일, 배수지에서는 지난달 21일, 수용가에서는 지난달 29일 이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차상호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