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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누가 꽃을 꺾고 있는 거니- 김용훈(정치부 차장대우)

기사입력 : 2022-09-22 19:22:30

주식은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린다. 한마디로 주식이란 회사의 소유권을 나눈 후 증권화 한 것으로 주식회사의 자본을 이루는 단위이다. 주식 없는 자본주의는 상상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은 흔히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와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로 분류한다. 그런데 모든 계급을 뛰어넘는 최상위 계급이 있다. 투자자이다. 투자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주식은 누구나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미 선진국들은 어릴 때부터 투자 교육을 하는 등 주식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주식의 ‘주’자도 쳐다보지 말라거나 주식이 합법적 도박이라는 인식이 만연한 것도 사실이다.

▼주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누구로부터 비롯되었을까. 가장 큰 주범은 바로 주식 시장을 교란해 왔던 자들이다. 이들은 지금도 여전히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해 소위 ‘작전’을 펼친다. 주가 조작이다. 주가 조작에 동원되는 작전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허위공시, 사전 담합 거래인 통정매매, 허위로 거래량을 부풀리는 가장매매(자전 거래) 등이 있다. 이들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주식 가격의 원칙을 무너뜨리며 엄청난 부당이득을 취한다.

▼주가 조작은 자본주의의 꽃을 꺾는 행위이다. 엄연한 중범죄 행위이다. 무엇보다 선량한 다수의 투자자에게 큰 피해를 준다. 자본시장의 신뢰가 훼손됨은 말할 것도 없다. 주가 조작은 형법상 사기죄와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에 해당한다. 최소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고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 50억원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받는다. 부당이득에 대한 벌금도 부과된다. 자본주의의 수호를 위해서라도 주가 조작에 대한 심판과 처벌은 누구라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묻고 싶어진다. 도대체 누가 꽃을 꺾고 있는 것인지, 심판은 제대로 받고 있는 거니?

김용훈(정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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