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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은행 지점 폐쇄 때 금융약자 위한 방안 마련해야

기사입력 : 2022-09-26 19:47:02

비용 절감 등을 목적으로 문 닫는 은행 점포가 날로 늘고 있다. 은행의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소리 소문 없이 은행 점포가 사라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점 폐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강민국(진주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은행 지점 폐쇄 및 출장소 전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올해 8월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지점은 총 1112개이다. 연도별로 2017년 340개, 2018년 74개, 2019년 94개, 2020년 216개, 2021년 209개 줄었고,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지점 179개가 문을 닫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다음으로 부산(74개), 경남(63개)이 많다. 특히 지역은행 중에서는 우리 지역에 연고를 둔 경남은행이 총 38개로 가장 많았다.

비용 절감이 절실한 은행 입장에서 볼 때 지점 폐쇄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한다. 또한 장기적 비용 절감을 위해 후한 희망퇴직 조건을 걸고서라도 은행원을 내 보내야 하는 상황도 일정 부분 이해한다. 하지만 은행 점포 폐쇄는 곧바로 노약자 금융 소외로 이어진다. 젊은 사람처럼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금융 약자는 큰 불편을 겪어야 한다. 특히 집 가까이 있던 점포가 문을 닫으면 이 곳을 이용해오던 노인들의 불편은 이만저만 아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들은 택시를 타고 다른 점포를 방문해야 해 경제적, 시간적 손실이 가중된다. 노인 인구가 많은 군 지역의 경우 은행 점포가 더 절실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3월부터 은행이 점포 폐쇄를 결정하기 전 고객에게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는 ‘사전영향평가’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점포 폐쇄 반대 요구가 현실에서 얼마나 반영되는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적자도 아닌 은행이 비대면 거래 증가를 이유로 점포를 폐쇄하는 것은 공공성을 배제한 채 금융 소외 계층이나 노약자의 금융 서비스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강 의원의 지적에 동의한다. 정부와 은행은 지점 폐쇄가 금융권에겐 비용 절감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금융 약자의 복지 문제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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