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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창동 옛 본점’ 52년 만에 역사 속으로

1970년 지상 2층 신축, 1992년 본점 석전동 옮기며 지점 사용

건축연한 끝나 올해 철거… 역사관·지점 등 활용 계획

기사입력 : 2022-09-27 20:28:03

도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한때 지역 경제 중심을 지켰던 경남은행 옛 본점 건물이 5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올해 안에 철거될 예정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위치한 경남은행 옛 본점./김승권 기자/
올해 안에 철거될 예정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위치한 경남은행 옛 본점./김승권 기자/

경남은행은 지난 1970년 5월 22일에 임시 본점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에 위치한 상업은행 마산지점에서 출범했다. 5개월 뒤 인근 창동 172번지에 연면적 1461.15㎡, 지상 2층 규모 건물을 신축해 정식 본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개업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축하 예금에 가입하며 첫 고객으로 등록해 지역 내 큰 관심을 끌었다. 이런 관심 속 개점 첫날 2억6800만원이 예금되기도 했다.

이후 12년 뒤 본점 바로 옆 국민은행 마산지점 건물을 매입하고 4층 규모로 증축하며 당시 경제 호황기였던 마산을 이끄는 한 축이 됐다.

20여 년간 지역 경제의 중심을 지켰지만, 사업이 확장되면서 업무 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다른 건물에 본점 기능을 분산시켰지만 공간 협소로 인한 업무 비효율 문제는 커졌다. 이런 이유로 1992년 마산회원구 석전동에 신사옥을 신축해 본점을 이전하면서 경남은행 창동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후 구 본점은 경남은행 창동지점과 동우회 사무실로 사용됐으며, 영업 창구는 지난 7월 서성동 지점으로 임시 이전해 현재는 ATM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역 경제 중심이었던 경남은행 구 본점은 건축 연한이 끝나 올해 안에 철거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내년 초까지 철거를 완료한 뒤 해당 부지에 새 건물이 들어설 전망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철거가 끝난 뒤 새로운 건물에 대한 구체적인 건축 설계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며 “역사관이나 영업지점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번화했던 마산 창동을 상징하는 건물이자 시민들 추억이 담겨 있었던 것만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남은행 창업 초기부터 거래했다는 조증래(83·창원시 추산동)씨는 “이곳에서 세금도 내고 적금도 들고 했다. 약속 장소로 경남은행 본점 앞에서 보자고도 많이 했는데 막상 없어진다니 섭섭하다”라며 “창동에 은행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 지역 경제가 나빠지니 은행들도 사라지는 거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구 본점 ATM을 사용하고 나온 한 시민은 “이 건물이 사라지면 주변에 은행 지점이 많이 없어 불편할 거 같다”며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을 창동 중심에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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