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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원시, 슈퍼간선급행버스 추진을 보면서- 송기욱(교통저널리스트·전 경남 연구원 연구전략실장)

기사입력 : 2022-09-28 19:32:55

창원시는 마산과 창원을 연결하는 S-BRT(Super Bus Rapid Transit·슈퍼 간선급행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서울과 부산처럼 중앙의 버스전용차로를 기반으로, 기존 버스가 아닌 굴절버스 등과 같이 대용량 버스시스템을 도입하고 버스우선신호, 전용환승체계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다고 해서 간선급행버스(BRT) 앞에 슈퍼를 붙여 차별화한 것이다. 한마디로 서울과 부산과 같은 기존 BRT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당초 이 사업은 LRT(Light Rail Transit·트램) 도입 계획이 있던 구간이었다. 2010년 마창진 통합에 따라 마산지역과 창원지역의 접근성 향상과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추진한 트램은 도시철도 중에서 사업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보도와 같은 높이로 조성함으로써 이용자의 승하차 단차를 없애 교통약자 친화적인 교통수단이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추진이 비관적이었으나, 마창진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 개념이 강력히 작용해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예비타당성조사를 극적으로 통과해 당시 박근혜 정부의 국비 60% 지원을 약속 받고 기본계획을 추진하면서 곧 착공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40%의 지방비 분담 비율에 있어 당시 경남도지사와 창원시장이 이견을 보이면서 결국은 이 사업이 좌초됐다. 당시에 이 상황을 지켜본 저자는 창원시의 교통정책이 50년은 후퇴했다고 한탄했던 기억이 있다.

시간은 흘러 대통령, 도지사, 시장이 차례차례 바뀌면서 이 구간은 도시철도시스템에서 급행버스시스템으로 옷을 갈아입고 다시 추진됐고, 국가시범 S-BRT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현재와 같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누군가 저자에게 트램과 급행버스의 차이점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다. 트램, 즉 LRT의 장점은 많다. 첫 번째 버스에 비해 대용량 수송이 가능하다. 두 번째 버스에 비해 친환경적 특성이다. 세 번째 배차 스케줄을 지키는 정시성이다. 네 번째 도시경관적인 측면에서 관광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다섯 번째 자동차 이용자를 대중교통으로 전환하는 힘이 버스보다 크다.

급행버스, 즉 BRT의 장점도 많다. 첫 번째 초기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두 번째 고정된 트램에 비해 노선의 유연성이 높다. 세 번째 굴절버스나 2층버스를 투입해 수송 용량을 높일 수 있다. 네 번째 기존 버스와의 연계운행이 가능하다. 다섯 번째 전용주행로에서는 속도면에서 트램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이처럼 각각 교통수단별로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우수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많은 교통선진국들이 LRT나 BRT 등을 도입해 자동차 공간을 줄임으로써 자동차 교통량의 적정화를 도모하고 사람과 환경에 친화적인 교통수단을 중심으로 한 도시공간 재편성으로 지역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LRT로 유명한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나 BRT로 유명한 브라질의 꾸리찌바 모두 대중교통이 아주 활성화된 도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두 도시의 공통점은 최고정책결정권자인 시장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자동차교통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창원시도 교통 패러다임의 변혁을 주도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송기욱(교통저널리스트·전 경남 연구원 연구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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