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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대추 한 알- 이현근(자치사회부장)

기사입력 : 2022-09-28 19:33:55

부러우면 진다고 했던가. 살아오면서 사실 부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 태권도장을 다니거나 피아노 교습을 받는 친구들을 볼 때, 명문고와 명문대를 진학하는 또래를 볼 때, 나이들어서는 속물스럽지만 좋은 집과 차를 타는 사람을 볼 때, 비슷한 연령대인데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들을 볼 때…. 세상은 노력한다고 다 이뤄지는 건 아니라고 자위하면서도 처지를 한탄하고, 게으르고 도전적이지 않았던 삶을 자책했다.

▼금수저로 태어나 적은 노력에도 훨씬 많은 행운을 거머쥐는 사람들도 있다. 태어나니 금수저여서 한평생 제 손으로 돈을 벌지 않다 보니 노동의 대가도 모르고, 궁핍이란 걸 알지 못하면서 남들 다하는 진학, 직장, 집 마련 등 생활형 걱정에서 비켜나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개중에는 복에 겨워 더 이상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약물중독이나 범죄자로 전락하는 이들도 허다하다.

▼국민 MC 유재석씨는 하루하루가 불안했던 스무 살 시절이 있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믿고 미친 듯 달려들어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는 체험적인 얘기 ‘말하는 대로’를 노래로 만들었다. 그 노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따라 부르며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그려보는 명곡이 됐다.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쉽게 이뤄지는 삶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그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

▼장석주 시인은 시 ‘대추 한 알’에서 말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역시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거다.

이현근(자치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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