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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악마의 유혹, 보이스피싱 이제 끝내자- 조상윤(경남경찰청 수사2계장 경정)

기사입력 : 2022-09-29 19:55:50

전화금융사기는 1997년 대만에서 시작, 2000년대 중국으로 넘어가 전 세계로 크게 번졌으며, 국내 최초 보이스피싱은 2006년 5월 ‘국세청 직원을 사칭한 환급금 사기’를 시작으로 16년 동안 근절되지 않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

피해액을 보면 전국은 2021년 7744억원, 2022년은 8월까지 4088억원이 발생했고, 경남은 2021년 220억원, 2022년 8월 현재 82억원의 피해가 생기는 등 전국에서 하루 20억원 정도의 재산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범행수법은 계좌이체형에서 대면편취형으로 발전하고, 범죄자들은 피해자의 휴대폰에 원격으로 악성앱을 설치해 조정하고 있으며, 피해연령층도 20대에서 70대까지 연령과 무관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전화금융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경남경찰은 올해 초 연간 로드맵을 수립했으며, 코레일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범수사부서가 참여하는 TF팀을 구성해 대대적인 검거활동에 주력한 결과 범행에 사용하기 위한 대포통장을 유통하고 자금세탁을 전문으로 하는 범죄단체를 조직해 40억원의 불법 수익을 취득한 OO파 조직원 146명을 붙잡는 등 1324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범인 검거도 중요하지만 피해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경남도청·금융감독원·금융기관 간 간담회를 추진한 결과, 도 조례로 전화금융사기 피해 예방 홍보 예산 2500만원을 확보하고, 농협 등 금융기관과의 업무협약으로 피해지원금 2000만원을 확보하는 등 전방위적 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또한 경찰-금융기관 간 112신고로 2019년~2022년 8월까지 417건, 81억 상당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볼 때, 타 부서 공조체제 구축은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경남경찰은 원격 설치된 악성앱을 제거하고, 고액 알바를 미끼로 사회초년생들이 범행에 연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구인광고’의 명확화를 법제화, 택시업체를 상대로 현금수거책 이동 수단 차단 등 다양한 방법의 피해 예방 수단을 발굴하고 있으며, 급증하는 저금리 대환대출 빙자 수법의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농협·소상공인엽합회와 업무협약해 전화금융사기 피해 예방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소상공인연합회 홈페이지 및 농협 영업점 내 TV에 영상을 송출하는 등 보이스피싱이 최초 발생한 때로부터 스무 해가 되기 전에 범행을 뿌리 뽑기로 다짐했다.

제작한 홍보영상의 내용과 같이 평범했던 일상에 걸려온 전화 한 통화로 다급한 마음에 아무 의심 없이 빠져들게 되는 악마의 속삭임에 일단 끊고(Go), 의심하고(Go), 확인하고(Go)를 실천해 더 이상 도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조상윤(경남경찰청 수사2계장 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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