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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원충신 황시헌과 정충문화제- 강용수(㈔정충문화진흥회장 창원대학교 명예교수)

기사입력 : 2022-10-06 20:05:56

올해로 ‘정충문화제’가 제10회를 맞습니다.

우리가 창원특례시를 충절의 도시라고 부르는 것은 창원충신 황시헌(공)이 있기 때문입니다. 창원의 역사를 기록한 ‘창원대도부 읍지’ 충신 편에 황시헌(공)을 유일하게 충신으로 수록한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황시헌은 창원대도호부 부내면(府內面) 정계(井界里)에서 태어났습니다. 병자호란(1636년) 때 창원대도호부 백선남 부사를 따라 적(청나라 군사)과 싸우러 나가 죽음으로써 절개를 지켰습니다. 이에 포상으로 공조좌랑을 추증하고 정려(旌閭)했습니다. 이후 역대 창원대도호부 부사가 관속들에게 황시헌의 제삿날(1637 음 1. 3)에 그를 기리는 제사를 지내게 했는데 이것을 문창제라 하고, 이날 했던 민속놀이를 ‘문창제놀이’라고 합니다. 이 놀이는 일제 때 단절됐다가 광복 후 다시 복원되고 1980년 창원시가 탄생되면서 경남도 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됐습니다. 이후 이 문화제가 범시민적 문화행사로 육성되면서 사단법인 정충문화진흥회가 발족되고 ‘정충문화제’가 매년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창원은 임진왜란 때 한 사람도 왜적에 항복한 사람이 없어 대도호부로 승격된 도시입니다.(병자호란 때는 남한산성 쌍령전투에서 적과 싸운 창원대도호부 백선남 부사가 순절하면서 지니고 있던 부인(府印)을 황시헌(공)에게 주었고 이 부인을 끝까지 지키며 싸우다가 그의 옆에서 황시헌도 순절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정충문화를 진흥하고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의 발전에 이바지했습니다.

충절도시 선포식을 통해 애국·애향정신을 고취시켰고 정충문화대상제도를 도입해 정충문화를 시민문화로 승화시켰으며, 나아가 정충문화진흥회를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 받아 정충문화예술단을 발족, 시민문화 향유기회 확대와 문화 창달에 기여했습니다. 또 한시(漢詩) 동호회(요천시사)와 연계해 창원충신 전국 한시 백일장 대회를 개최했고, 영정각 제막과 영정봉안식을 가졌으며, 정충문화 학술대회와 학술지를 매년 발간하면서 역사의 기록을 남기고자 노력했습니다.

역사와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낼 수도 없으며, 외국에서 수입해 올 수도 없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정신적 자본입니다. 이 자산을 가꾸고 보존하며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부가가치의 창출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한결같이 앞장서 목숨 버리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를 지킨 강인한 호국정신이 있었기에 그 수많은 외침 속에서도 나라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정신이 바로 창원대도호부의 정신입니다. 이 정신을 후세에 길이 물려주기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창원남산공원 황시헌 문화유적지를 잘 가꾸고 보존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창원대도호부 부사이면서 충신인 백선남 장군과 함께 제장병의 추모비가 이곳에 하루 빨리 세워지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창원특례시 탄생의 의미와 그 정신을 더 높게 더 널리 부각시키고자 오는 10일 오후 2시 창원남산공원에서 제10회 정충문화제 행사를 거행하고자 합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강용수(㈔정충문화진흥회장 창원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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