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10월 독자위원회] ‘마산어시장 알바들’ 기획 눈길… 민선 8기 정책 지속 보도를

기사입력 : 2022-10-25 08:06:53

비대면으로 진행된 10월 독자위원회에서는 ‘지역자산 기록 프로젝트- 마산어시장 알바들’ 기획 기사와 ‘기형적 창원 개발제한구역, 조정될까’ 기사에 대해 호평하고, 현 상황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민선 8기 출범 100일을 지난 시점에서 정책 추진 과정과 미흡한 점을 향후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위원들은 또, 중대 재해 및 관련 기관·법령에 대한 방법론적 검토, 기획 기사와 연계한 시리즈물 영상 보도의 지속성 등도 당부했다.


‘지역자산 기록 프로젝트’ 사람 냄새 물씬

◇김시탁(시인) 위원= 12일자 5면 김성호 기자의 ‘통영시장 취임 100일 만에 관광성 유럽 출장’ 기사에 직필의 힘이 느껴지고, 같은 날 8면 조규홍 기자의 ‘기형적 창원 개발제한구역, 조정될까’ 기획 기사는 지대한 관심사라 반응이 뜨겁다. 또, 19일자 4면 김현미·김명현 기자의 ‘경찰병원 후보지는 경남이 최적지’라는 기사도 시선이 가 응원을 보낸다.

지역소멸 프로젝트 ‘경남신문 심부름센터’에 이어 시작한 이슬기 기자의 ‘지역자산 기록 프로젝트- 마산어시장 알바들’은 지난달 서막을 열고 네 고개를 달려왔는데 이미 탄력이 붙어 매우 고무적이다. 20일 8면에는 생선, 젓갈, 양념 냄새가 흠뻑 묻은 100㎏이 넘는 과일 리어카에는 희망이 실려 있어 리어카를 땀 흘리며 끄는 이슬기 기자의 모습도 밝아 보여 보람 있다.


단순 보도에 그치지 말고 대안 제시를

◇김석종(경남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위원= 기사는 현 상황을 직시하고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17일자 4면 이상권 기자의 ‘경남 등 조선업 위기지역에 8조 투입했지만 성과 미흡’이라는 기사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이 끝나는 시점에서 조선업 연착륙을 위한 계속적인 지원이 분명히 필요하다는 의견은 시점상 좋았지만, 성과를 제시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쉬웠다. 또, 20일자 10면 김정민 기자의 ‘변화하는 산업, 한국경제 앞으로 5년 중요’라는 경남경총 조찬 세미나 기사에서처럼 경제위기를 알리는 기사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기사는 이러한 측면에서 독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부족했던 것 같다.

민선 8기 출범 100일을 지나면서 각 단체장의 성과, 중점 추진과제 및 현안 사안을 제시하는 기사를 유심히 보았다. 아직은 단체장들의 선거 공약 및 정책을 담아내기에는 분명 한계점이 있다는 것이 보인다. 분명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으므로 언론에서는 지속적으로 단순 보도하는 데에만 그치지 말고 실제로 어떤 정책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그렇지 못하면 무엇이 문제인지를 취재하고 비판하는 보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산업재해·녹조 문제 후속보도 기대

◇이인순(문성대 사회복지과 교수) 위원= 20일자 5면 김재경 기자의 ‘청년 노동자 죽음…SPC는 책임져야’ 기사는 최근 SPC 작업장에서 발생한 청년 노동자 사망 사고로 인한 국민들의 분노와 기업 측의 재발 방지 약속, 대국민 사과 등 내용을 전달했다. 사실 자체를 전달하는 것도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겠지만 노동자의 사망사고가 산업현장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원인이나 산업재해 문제의 근본적 해법을 탐색하고 우리 지역 산업 현장의 작업환경을 살펴보는 심층적인 내용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후진국형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시점에서 기업의 안전 생명 무시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산업안전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 새로운 사회계약을 요구할 수 있도록 언론이 본연의 기능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21일자 5면 어태희 기자의 ‘창원 가정집 수도 필터서 남세균 검출 논란’을 보면 낙동강의 오염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져서 강 유역의 공기에서도 치명적인 독소가 검출되고, 수돗물에서도 검출되는 듯하다.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요구처럼 생존과 직결되는 낙동강 유역의 오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과 식음수의 철저한 관리를 위한 체계적 대응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다. 낙동강 녹조 문제와 대책을 심층적인 기사와 행정당국이 시민에게 제시한 믿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의 약속이 얼마나 잘 이행하고 있는지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전국 통계와 함께 경남 대응 지표 담아야

◇정장영(에스엠에이치주식회사 대표이사) 위원= 17일자 7면 정민주 기자의 ‘9월 도내 취업자 수 줄고 고용의 질도 악화’ 기사는 고용률, 실업률과 근로자 유형을 토대로 고용의 질이 악화된다는 점과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는 점을 얘기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의 자료를 인용한 각종 지표는 산업별 고용률과 근로자 유형 그리고 취업시간에 따른 취업자 수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비임금 근로자의 증가와 임시근로자의 감소가 고용의 질 악화에 직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당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수의 증감도 대체 휴일의 영향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변화라서 고용지표 악화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는 언론이 판단을 유보하고 전국적으로 경제활동 인구와 취업자 수 증가, 고용률 증가 및 실업률 감소의 양호한 흐름에 비해 경남의 대응 지표가 어떠한지를 알려주고 독자들에게 상황을 저울질하게 하는 시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람직한 성평등 관점서 언론 역할 해주길

◇한지선(마산YMCA 시민사업부 팀장) 위원= 도영진 기자의 ‘지역소멸 극복 프로젝트- 경남신문 심부름센터’ 연재가 총 12편에 걸쳐 성황리에 종료됐다. 지역소멸 위기 극복과 대안을 지역언론을 통해 찾고자 한 야심 찬 기획만큼 ‘가장 지역적인 것’에서 답을 찾았다는 것이 지역을 사는 청년으로서 굉장히 위로가 됐다. 이어서 진행된 이슬기 기자의 ‘지역자산 기록 프로젝트- 마산어시장 알바들’도 흥미롭다. 지역 의류 브랜드까지 합세해 또 다른 신구의 만남을 통해 일상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관련 문화 콘텐츠를 소개해 인상적이다. 또한 유튜브 영상까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남신문 심부름센터에 이어 대박 조짐이 보인다.

반면 13일자 1면 어태희 기자의 ‘수상한 웨딩플래너에 눈물짓는 신부들’ 기사는 제목이 부적절하다고 본다. 결혼 준비는 여성 혼자만의 일인가? 여성은 결국 눈물 흘리는 약한 존재로만 비춰지며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 같은 날 5면에 ‘전국 최초 경남청 혼성 기동대 맹활약 중’ 기사와 비교하면 1면 기사로는 더욱 부적절하게 느껴졌다. 여가부를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로 시끄러운 가운데 바람직한 성평등 관점에서 언론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김민철(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위원.

자연 속 도민 삶 담은 보도 계속되길

◇김민철(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위원= 인구소멸위기지역 의령군 입사마을을 찾아간 경남신문 마기꾼들(마을 기록꾼들)의 영상 기록 활동이 최근 10번째 에피소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흥미로운 기획이라는 생각에 경남신문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틈틈이 영상을 시청했다. 입사마을의 아름다운 자연, 따뜻한 사람들 그리고 마기꾼들의 땀이 잘 버무려진 ‘묵여사의 도토리묵’ 같은 담백한 작품이었다.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The Wind Will Carry Us, 1999)’의 주인공 역시 입사마을에 찾아간 마기꾼들처럼 어느 시골 마을에 방문하게 되고, 그 속에서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면서 ‘자연’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깨닫는다.

인구소멸의 원인을 흔히 자본의 논리로 설명하지만, 인간의 삶은 자본의 논리대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 마을 기록꾼 시리즈를 기획한 제작진의 노력에 박수와 응원을 보내며, 자연 속에서 터전을 지키며 살아가는 우리 지역 내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대한다.


‘중대 재해’ 관계기관 견인하는 역할 필요

◇정영현(금속노조 경남지부 교육법규부장) 위원= 10월 한 달간 경남에서 중대 재해가 끊이지 않고 일어났다. 한 공장에서 반복해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고, 3번의 중대 재해가 난 어느 한 사업장은 원칙에 따라 특별근로감독을 해야 하지만 여전히 미뤄지고 있기도 하다. 경남신문은 지역 내 중대 재해를 끊임없이 보도했으며, 20일자에는 ‘경남 산업현장 잇따른 사고, 안전 수칙 준수해야’란 제목의 사설을 내며 경남신문의 입장을 밝혔다. 사설에서는 ‘처벌을 회피하려는 바지사장이 나올 수도 있는 처벌이 만능이 아니기에 현장 안전 수칙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기사에서는 노사 간의 입장을 보도하며 사실관계를 중시했다.

사설에서 이야기한 안전수칙 강화도 중요하지만 이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적인 면도 중요하다. 특히나 중대 재해는 노사만의 문제를 벗어나 지역 관계기관들과의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의 업무지침과 같은 지침에는 중대 재해가 3번 발생한 사업장은 특별근로감독 대상인데, 이러한 안전 강화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지, 중대 재해가 발생하기 전 노동자들의 안전조치 요구가 있었는데 수용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현장조사 등에 해당 작업자나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해야 하는지 등이다. 경남신문이 반복해 일어나는 중대 재해에 관심을 갖고 지역감시자의 역할로 관계기관들을 견인하는 역할이 있어야 한다.

심부름센터 이어 어시장 알바에도 관심을

◇조윤제 편집국장= 본지의 지역소멸 극복 프로젝트 ‘경남신문 심부름센터’가 한국기자협회에서 전국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를 평가해서 발표하는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경남신문 21일 18면) 이는 기자 개인의 명예이자, 경남신문의 필력과 기획력을 인정받은 대단한 성과이다. 본지 독자위원님들께서 관심과 지적은 물론 긍정적 에너지를 모아주신 결과라 판단된다.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과 더욱 날카로운 비판과 부드러운 칭찬을 당부드린다. 본지는 더 나아가 이슬기 기자의 ‘지역자산 기록 프로젝트- 마산어시장 알바들’ 기획을 시작했다. 마산어시장에서 펼쳐지는 젊은 기자와 상인들의 역동적이고 아기자기한 삶의 과정을 엮어가는 이번 기획에도 많은 관심을 보내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

정리=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용락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