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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화물연대 총파업 돌입 “끝까지 투쟁”

노동자 600여명 가포신항서 출정식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기 등 촉구

기사입력 : 2022-11-24 20:46:43

정부 “불법행위 무관용 엄정 대응… 위기 초래시 업무개시명령 발동”

시멘트협 “명분없는 운송거부 반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24일 오전 전국 16곳에서 동시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정부는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엄정 대응 및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오전 11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신항 정문 앞에서는 화물연대 경남지역본부가 출정식을 열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출정식이 열린 가포신항 인근 도로에는 운송을 멈춘 화물차 30여대가 대열을 이룬 채 늘어섰고, 경남 전역에서 모인 화물 노동자 600여명이 ‘안전 운임제 일몰제 폐기’와 ‘안전 운임제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 운임제’는 화물차의 과로, 과속, 과적 운행을 방지하고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을 지급하는 제도로, 지난 2020년 1월 일몰제로 도입돼 오는 12월 31일 폐지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2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신항 앞 도로변에 화물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성승건 기자/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2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신항 앞 도로변에 화물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성승건 기자/

화물연대는 앞서 지난 6월에도 안전 운임제 지속 추진을 촉구하며 총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파업은 정부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약속하며 유보됐지만, 노조는 정치권에서 적극적인 진전이 없다고 판단하고 5개월 만에 파업을 재결의했다. 지난 22일에는 정부가 ‘안전 운임제 일몰제 3년 연장’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파업 강행 의사를 밝혔다.

이날 이기준 화물연대 경남본부장은 대회사에서 “내달 31일 안전 운임제가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지만 정부는 여태껏 뒷걸음질만 해왔다”며 “18년을 요구해 시멘트·컨테이너 화물차에 대해서만 안전 운임제가 적용됐다. 이제는 안전 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적용 품목을 확대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본부는 5개 지부 각 지회·분회별 사업장과 주요 물류터미널·항만·산업단지 등 거점 투쟁장에서 물류 차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화물연대 경남본부 측은 이번 파업에 1500여명의 조합원과 5000여명의 준조합원이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혀 파업에 참가하는 노동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성진 화물연대 경남본부 사무국장은 “구속을 각오하면서 대체 간부진을 3선까지 구축하는 등 총력 투쟁 준비를 마쳤다”며 “조합원들은 창원 삼표시멘트, 거제 대우조선해양 등 시멘트·조선기자재 사업장으로 이동해 비조합원 물류 차단 투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에는 도내에서 화물연대와 경찰 간의 충돌 등 특이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정당성과 명분이 모두 없는 매우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하며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에 따른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운송 거부자에 대해 지자체와 과태료를 부과하고, 운송 방해와 협박 등 불법 행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무관용 원칙으로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심각한 위기까지 초래하면 업무개시명령도 발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시멘트협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명분 없는 운송거부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 화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한 새로운 안전 운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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