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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지방의회 해외연수 - 강진태 (진주본부장)

기사입력 : 2022-11-24 21:03:45

진주시의회가 12월 14일부터 21일까지 8일간 공무 국외연수를 떠난다고 한다.

시의원들의 국외연수는 시의원들이 선진적이며 차별화된 해외사례를 직접 보고 배우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정책 개발의 토대가 되는 중요한 의정활동 중 하나다.

우리 지역과 해외 도시 간의 차이, 선진 도시의 환경과 문화, 산업을 현장에서 보고 배우며 장단점을 비교, 분석해 시 발전 방향에 접목할 수 있다. 사실상 배우고 벤치마킹하는, 긍정적 효과가 큰 제도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의회 해외연수에 대한 반대의견이 나왔다.

진주시민공익감시단은 시의회가 7월 출범 이후 3달 동안 각종 연수와 워크숍을 다녀왔는데도 제대로 된 보고서와 연수를 통한 향후 계획 자체가 보이지 않는데 또 연말에 많은 예산을 들여 해외연수를 간다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막중하고 어려운 시기에 뜬구름 잡는 연수내용으로 탐방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관광성 일정으로 보이는 그 일정들을 보면 고환율, 고물가에 신음하는 시민들이 세금으로 놀러 다닌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말 해외연수를 취소하고, 예산을 시민들에게 어떻게 한 푼이라도 더 쓸지 고민하라고 했다.

그런데 이미 계획한 해외연수 계획을 취소해야 할 만큼의 이유와 명분은 부족해 보인다.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지역의 해외연수 반대의견을 분석해 보면 사실상 팩트 없는 일종의 정치적 행위도 많다. 무조건적으로 해외연수를 반대하는 것은 방법이 아니다.

기초의회 해외연수는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항상 반대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 단초 또한 기초의회가 자초해 제공한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연수계획도 없이 관광성 일정으로 진행하거나 의원들의 현지에서의 일탈행위는 물론 사후보고서나 연수 분석, 행정 접목사례 등도 없어 해외연수에 대한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인 면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래도 지방의원들의 일탈이 계속된다면 법을 고쳐 아예 제도 자체를 없애버리면 된다.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는 장치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상한 것이다.

진주시의회가 이번 해외연수에는 상임위원회별 사전 토의, 전문가 초청 강연회, 내실 있는 공무 국외연수, 대시민 연구 결과 보고회, 연수 결과 보고서 본회의 승인 등 5단계 준비과정을 내놨다. 그동안의 진주시의회는 물론 다른 기초의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내용이다.

이대로만 진행한다면 이번 해외연수가 진정한 의미의 정책연수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시의회가 약속을 이행하는지 지켜보자.

강진태 (진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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