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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이너피스-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기사입력 : 2022-11-25 08:00:16

한 해를 정신없이 쫓기듯 살다 보면 이맘때쯤 삶이 굉장히 공허하게 느껴진다. 머리가 맑지 않고 우울한 기분에 감정기복도 심하다.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아 뜨뜻미지근한 날의 연속이다. 이럴 때 치열하게 살아온 삶의 포상으로 마음 맞는 지인들과 짧은 여행을 떠난다. 엄마, 아내, 딸, 며느리, 직장인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모두 내려놓은 잠깐의 쉼은 새로운 활력이 되곤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삶을 마주하면 다시 마음은 소용돌이친다.

▼“이너피스(inner peace)!” 남녀노소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쿵푸팬더’에 즐겨 나오는 말이다. 사자성어 같은 이 네 글자는 바로 ‘내면의 평화’를 뜻한다. 주인공 포가 수련을 받을 때 시푸 사부는 모든 쿵푸의 정점은 체력도, 끈기도, 인내도 아닌 ‘내면의 평화’라고 말한다. 이는 아무리 혼란스럽고 시끄러운 세상에 살고 있어도 마음의 고요를 찾는 방법만 알고 있다면 어떤 어려운 상황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일수록 고요한 마음을 가져야 자신을 돌아보고 상황을 제대로 극복할 수 있다” 우리 안의 고요와 평화에 대해 말하는 책 ‘스틸니스’의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동서양 철학과 역사 속 사례를 통해 현대 세상에서 ‘내면의 고요’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그는 또 매사에 감사하고 경탄할 여유를 만들어주고 우리를 인내하게 하고 성공하게 하는 것 역시 고요라고 말한다.

▼몸과 마음이 복잡한 날, 유난히 힘에 부치는 날, 우리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위로한다. 맛있는 음식으로 속을 달래고,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날린다. 소울메이트를 만나 이야기를 하며 심리적 안정을 얻기도 하고 훌쩍 떠나 몸과 마음을 충전하기도 한다. 이번 주말 자신만의 방법으로 내면을 다스려보는 건 어떨까. 쿵푸팬더의 시푸 사부의 말처럼 ‘이너피스!’를 외치며 내 안의 고요함, 평화를 찾아보자.

강희정 (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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