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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돼 갑니까] 하동상상도서관

공정률 20%서 8개월째 중단… 군, 늦어도 연말까지 결정

광평리에 160억 들여 작년 9월 착공

기사입력 : 2022-11-30 20:35:31

섬진강 하얀 모래톱과 사계절 푸른 소나무가 한눈에 보이는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 하동공원 한 켠에 철 가림판만 설치된 황량한 빈 터가 있다.

29일 오후 현장을 찾았다. 공원에서 진입하는 길은 막혀 있고, 주민들이 사는 주거지에서는 진입로가 있지만 대낮인데도 휑하다. 지난해 9월 착공한 하동상상도서관 현장이다.

올해 4월 20일 공사가 중단됐으니 8개월째 방치돼 있다.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하동읍 광평리 하동공원 내 하동상상도서관 현장.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하동읍 광평리 하동공원 내 하동상상도서관 현장.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하동읍 광평리 하동공원내 하동상상도서관 현장./이병문기자/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하동읍 광평리 하동공원 내 하동상상도서관 현장.

◇경과= 국비 32억원, 도비 10억원, 군비 118억원 등 총 160억원을 들여 하동읍 광평리 317일대 1만2784㎡에 지상 4층, 건축 면적 1800㎡, 연면적 2937㎡ 규모의 도서관을 짓겠다는 계획으로 시공사, 감리단을 선정해 지난해 9월 27일 착공했다. 준공은 내년 9월 26일. 이 사업은 재경 하동 향우가 2억 상당(추정)의 설계도서를 기부, 시작됐다. 착공 후 지난 4월 흙막이(CIP) 공정을 완료한 후 공사는 중단돼 있다. 공정률은 20%(전체비용 대비 투입비용 기준으로 추정)이다.

하동상상도서관 조감도./경남신문DB/
하동상상도서관 조감도./경남신문DB/

◇공사 중단 이유= 하동군 관계자는 “설계도서와 현장 여건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인으로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 불가능 △건물 유효공간 부족 △지붕 상부 관람석 형태 마감에 따른 공간 구성 효율성 저하 및 층간 소음 △결로 발생 △건축물 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 불가 △지붕 골조 시공 안전성 부족 등을 꼽았다.

감리단 관계자는 “설계도서에 있는 위치에 지을 수 없어 자리를 옮겼다”면서 “설계도서에는 지상 4층으로 돼 있지만 실제는 지하 3층, 지상 1층 구조물이며, 용도도 문화 및 집회시설로 돼 있는데 교육연구시설이 맞다”고 밝혔다. 기본도 지키지 않은 설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점을 고려, 실정에 맞게 수정하여 공사를 하려고 했지만 군에서 전면 중단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하동읍 광평리 하동공원내 하동상상도서관 현장./이병문기자/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하동읍 광평리 하동공원 내 하동상상도서관 현장.

◇전망= 군은 현재 자체 감사를 벌이고 있다. 설계도서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착공에 들어간 이유 등에 대해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또 전문가 자문과 소위원회 구성을 통한 설계 변경을 검토했다. 그러나 설계 변경시 사업비가 50억 정도 증액되고 사업기간이 2년 정도 지연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접근성이 낮고, 주차 공간도 좁다. 설계대로 지을 경우 안전 우려 때문에 지하 3층 건물과 외부로 통하는 진입로 모든 곳을 막아야 한다. 이 경우 건물 외부에서 하동포구를 조망할 수 있는 경관성이 0(제로)으로 떨어진다.

군은 공사를 중단하고 매몰비용을 지급하는 방안, 현 위치에 설계를 변경해 계속 공사하는 방안, 위치를 옮겨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 등 유사 기능을 통합한 복합 건물로 짓는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늦어도 올 연말까지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위치에 설계를 변경해 짓는 방안 외의 경우는 법적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용도가 유사한 평생학습관을 현 군청 인근에 지으면서 도서관 기능을 추가할 경우, 공사 중단의 근거에 대한 논란과 함께 시공사와 감리업체의 반발도 예상된다.

글·사진=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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