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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농산물·수산물, 경남 수출 ‘삼두마차’가 이끈다

도내 수출 현황·지원정책

경남, 무역수지 3개월 만에 흑자

기사입력 : 2022-12-07 20:45:07

경남지역 방위산업 활성화로 지역 수출시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10월 경남의 무역수지가 3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으며, 특히 방산물자 수출액이 3억2000만달러, 경남 수출액의 10.5% 규모로 급성장했다. 더불어 도내 수산물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농산물 수출도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수출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수출 호재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도내 수출 현황과 전망, 도의 정책을 짚어본다.

지난 6일 오후 창원시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2022 충무공 이순신 방위산업전(YIDEX)’에서 참석자들이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성승건 기자/
지난 6일 오후 창원시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2022 충무공 이순신 방위산업전(YIDEX)’에서 참석자들이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성승건 기자/

◇경남, 3개월 만에 무역수지 흑자

창원세관의 경남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남지역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5.2% 감소한 30억달러, 수입은 44.7% 증가한 27억달러로, 무역수지는 3억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경남 무역수지는 지난 8월 7억달러, 9월엔 9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3개월 만의 흑자전환에는 방산 역할이 컸다. 지난 10월 19일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1사업장에서 K9 자주포 폴란드 수출 출하식이 열렸다. 지난 8월 K9 자주포 212문을 공급하는 24억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해 기대를 모은 데 이어 두 달 만에 수출까지 이어진 것이다.

또 ‘군용무기’, ‘전차’ 등 방산 세부 품목이 포함된 ‘중화학 공업품-기타’ 항목이 1825%나 급증했다. 올해(1~10월) 누적분도 지난해보다 140% 늘었다. 중남미(△56.4%), CIS(△28.9%), 미국(△24.0%), 일본(△16.7%), 중국(△10.3%)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감소했지만 폴란드가 속한 EU(27.1%)와의 무역수지는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는 이러한 흑자전환을 도내 주력산업인 원전, 항공, 조선업의 활력을 찾아가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부터 한화디펜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으로 이어진 방위산업 수주 성과가 수출로 이어지고 있고, 지난 11월 두산에너빌리티가 이집트와 11억5000만달러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해 경남지역 수출 활성화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산업도 지난해부터 선박의 수주량이 증가하고 선박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 이에 선박의 수주와 인도까지 2년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내년부터는 수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달 24일 방산수출전략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방위산업의 구조를 수출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며 국가 선도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농산물 수출 호조로 수출 목표 초과 달성 전망

도내 농산물 수출도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수출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의 농산물 수출 실적은 10월 말 기준 7억8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도는 상승세가 이어져 올해 수출 목표인 9억1000만달러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공식품은 6억7000만달러이며 그중 음료는 9000만달러, 주류는 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 2%, 19% 증가해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가격 경쟁력 약화 등으로 전년 대비 신선농산물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신선 딸기의 수출 실적이 3800만달러로 전국 수출액의 92%를 차지했다.

지난 11월에는 농산물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개최해 854만달러 규모의 수출의향서를 체결했으며, 미국 원 푸드(ONE FOOD), K2 트레이딩(Trading)과 쌀 수출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 등 수출을 통한 쌀 소비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해외시장개척 통합 수출협력 사업을 통해 미국, 태국, 네덜란드 등에서 열린 판촉전에서 32만달러를 직접 수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한편 도는 수출농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해외 신시장 개척 마케팅 및 해외 안테나숍 운영을 지원하고 농식품 가공 수출전문 업체도 178개소를 지정해 육성할 계획이다.


◇수산물 수출 역대 최고치 쾌거

도내 수산물 수출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10월 기준 수산물 수출 실적은 2억7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 2억4400만달러에 육박했다. 경남도는 지금 추세로 봤을 때 연말까지 역대 최고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남의 수산물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성장세를 이어받아 올해 수출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런 수출 호조에는 도 주력 품종인 굴의 역할이 컸다. 굴 수출액은 69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3.2%를 차지했으며 본격적인 출하시기와 맞물려 수출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도는 수산식품 해외 수출 마케팅 사업을 2년 만에 대면으로 추진하며 수출 지원에 박차를 가해왔다. 지난 6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개최한 판촉 행사에서 6만4000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고, 10월에는 미국 LA에서 수출상담회를 개최해 170만달러 규모의 수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부산항 신항 웅동배후단지에 운영 중인 경상남도 활수산물 수출물류 거점센터에서는 활어 수출용 특수 컨테이너를 이용해 올해 10월까지 미국, 베트남에 넙치, 조피볼락 등 78t, 170만달러 규모의 활어를 수출하기도 했다.

도는 12월 중 2023년 수산식품 해외시장 개척사업 설명회를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개최해 도내 수산물 가공업체가 수출시장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내년 조직개편을 통해 ‘수산식품산업담당’을 신설해 수산식품 가공, 유통, 수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판로 개척 지원 등 수출 활성화 정책 발굴·추진

경남도는 기업들이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도는 해외 판로를 직접 개척하기 어려운 기업을 위해 무역사절단 파견, 국내외 전시박람회 참가, 수출상담회 개최 등 해외 마케팅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11월에는 아세안 지역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2022 글로벌 해외 바이어 온라인 수출 상담회’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 전시회(MEDICA 2022)’, ‘인도네시아 구매자 초청 방산기업 수출상담회’ 등 총 5회의 해외 마케팅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도내 기업 67개사가 참가해 1억900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고, 4580만달러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또한 해외사무소, FTA지원센터를 통해 FTA 전문가 현장 컨설팅, FTA교육 설명회 등 기업들이 수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내수 중소기업의 수출 기업 전환, 해외인증 획득, 해외 지사화, 미국 아마존 입점 등 수출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그 외에도 수출채권 대손 발생과 환율 변동의 위험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중소기업 수출보험료를 지원하고,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한 수출물류비 지원 사업도 확대해 기업의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도는 수출 현장의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도 추진하고 있다. 도는 방산기업의 수출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체계기업과 중소기업 등이 참여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기업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 시책 발굴에 나섰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지난 9월 도내 무역업계 기업인들과 만나 수출 현장의 애로사항과 수출 활력을 위한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달에는 세르더헤이 이슈트반 주한 헝가리대사와의 면담을 통해 헝가리 페이르주 친선결연도시를 비롯한 동유럽과의 산업경제분야 교류 활성화에 협력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도는 이 밖에 방산과 원전분야의 수출 확대를 위한 ‘방위·원전 산업 수출 지원단’을 경남테크노파크에 설치하고 산·학·연·관 중심의 ‘(가칭) 경남 미래산업 수출지원추진단’을 설립해 수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병규 도 경제부지사는 “국내외 경제가 어려운 속에서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되고 경남의 주력산업들이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며 “이 같은 호재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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