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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전세대출 잔액 2개월째 감소

금리 급등에 대출 상환 등 영향

기사입력 : 2022-12-08 08:42:32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이 지난달에만 1조원 가까이 줄어드는 등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월세로 전환하거나 대출을 갚으려는 세입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33조657억원으로 전월보다 9987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 10월 1351억원 줄면서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두 달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그 폭이 더 커졌다. 가계대출 잔액이 11개월 연속 줄어드는 가운데도 전세대출은 9월까지 증가세를 이어왔다.

전세대출 잔액은 금리 인상 요인이 크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차주들이 기존 대출을 상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전세의 월세 전환도 늘어나고 있다. 통상적으로 월세 보증금은 전세보다 적기 때문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 은행의 대출잔액이 줄게 된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5.93~7.51%로 금리 상단이 7% 중반대를 나타냈다. 연 8%대에 임박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전세대출 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등한 영향이다.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로 2010년 공시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폭도 0.58%p로 가장 컸다.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자 월세가 낫다고 판단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 전월세 거래량 20만5206건 중 월세 비중은 51.8%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8.7%p 증가했다.

게다가 전세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정부의 취약차주 정책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는 주담대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이자 부담을 덜고자 변동금리를 최저 연 3.7%의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시행 중이다.

전세대출 금리는 당분간 내려오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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