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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전국에서 명당이라 소문난 청송군 묏자리

기사입력 : 2023-01-13 08:03:40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얼마 전 ‘MBC 생방송 오늘아침’ 관계자가 경북 청송군 부남면 하속1리의 터가 명당이라는 소문이 퍼져 이 지역에 연고가 전혀 없는 외지인들조차 발복(發福·운이 틔어서 복이 닥침)을 바라며 조상을 매장(埋葬)한다면서 소문대로 하속1리가 명당인지에 대해 인터뷰를 요청한 적이 있다.

땅의 길흉(吉凶)을 파악하는 가장 기본 요건 중의 하나가 ‘산무조악래(山無祖惡來·산이 근본이 없으면 악함이 온다)’인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반도는 백두대간이라 일컫는 산맥으로 이어져 있다. 백두대간이란 백두산 병사봉에서 지리산 천왕봉에 이르는 산맥으로 한반도 땅의 근간을 이루는 거대한 산줄기를 말한다.

하속1리의 주산(뒷산)인 매봉산은 백두대간에 속한 낙동정맥에서 갈라져 뻗어 내린 산줄기의 하나이기에 근본은 갖추었다. 하지만 하속1리의 주변 산들은 깨근박골, 막개골, 수티개골, 뒷재골 같은 ‘골’이란 명칭이 끝에 붙어있다.

골은 산과 산 사이에 움푹 패어 들어간 곳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곳 땅의 성정은 차가운 골바람으로 인해 박환(剝換·바위에서 고운 흙으로 바뀜)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단히 거칠다. ‘성필이박환위귀(星必以剝換爲貴·산은 반드시 박환이 되어야 귀함이다)’란 문구를 풍수에서 대단히 중요시 여기는 이유가 ‘명당을 찾는다는 것은 고운 흙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하속1리는 매봉산이 뒤에 있고, 노부천이 앞에 있어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전형적인 기본 틀을 갖췄으며 용세(龍勢·산줄기의 기세)가 강하고, 좌청룡(좌측 산)과 우백호(우측 산)가 묏자리를 두르고 있어 앞쪽에서 때리는 바람이나 미세먼지, 살기(殺氣)는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골바람과 땅속의 수맥(물길), 파쇄대(띠 모양으로 암석이 부스러진 부분), 공극(작은 구멍이나 빈틈), 공동(비어있는 구멍)으로 인해 자칫 흉지에 묘를 쓸 수가 있다. 즉 하속1리는 명당에 묘를 쓸 확률이 미미하며 ‘모 아니면 도(명당 아니면 흉지)’가 될 가능성이 크기에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묏자리를 쓸 필요는 없다고 본다.

비록 지맥(地脈·땅속의 정기가 순환하는 줄)에 순행한 배산임수 지형과 환포(環抱·사방으로 둘러쌈)를 잘하고 있는 좌청룡과 우백호, 근본을 갖춘 주산이라 해도 자기 몸인 묏자리의 땅속이 불량하면 시신이 괴롭기 때문에 흉지가 될 수밖에 없다.

하속1리 산의 일부는 겉은 멀쩡하지만 산해진미를 줘도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위암 말기의 몸과 같은 곳이다. 하속1리의 묏자리 선정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근에 묏자리 후보지 두 곳에 대한 감정을 의뢰받아 창녕군 부곡면 노리를 답사한 적이 있다.

주산은 낙동정맥에서 갈라진 비슬지맥에서 뻗어 내려온 ‘비룡산’으로 조상산인 소조산(小祖山)은 처녀봉이며 중조산(中祖山)은 천왕산, 태조산(太祖山)은 백두산이다. 비룡산이 뒤에 있고, 낙동강이 앞에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으로 지맥에 순행한 터이다.

좌청룡과 우백호는 묏자리를 감싸고 있고, 안산(案山·앞산)은 산이 아닌 낙동강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강에서 오르는 수증기가 미세먼지와 살기를 커버한다는 뜻이다. 이를 ‘무안산요수조(無案山要水朝·안산이 없는 곳은 물이 안산 역할을 대신 한다)’라 한다.

첫 번째 대상지로 뻗은 용맥(龍脈·산줄기)은 말쑥하지가 않고 넓게 퍼져 있을 뿐만 아니라 땅심이 약한 중간에는 수맥이 있고, 공극이 커서 정기가 새기 때문에 매장지(埋葬地)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두 번째 대상지는 혈(穴)이 온전히 맺힌 자리는 아니지만 산비탈의 양지바른 곳으로 수맥이나 파쇄대 등과 같은 무해한 요소가 없으며 좌청룡과 우백호가 묏자리를 감싸고 있어 생기가 새지 않고, 흉풍과 살기가 치지 않으며 노적봉(露積峯·노적가리를 쌓은 형상의 산)인 안산이 갖춰져 있는 곳이어서 매장이나 평장(平葬), 어느 것을 해도 무난한 곳이었다.

그곳에 60년 정도 된 조상 묘를 이장(移葬)해도 되는지 묻기에 흉지(凶地)가 아닐 경우 대략 25년이 되면 육탈(肉脫·시체의 살이 썩어 뼈만 남음)이 되고, 50년이 지나면 소골(消骨·뼈가 삭음)이 모두 진행되어 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리 나쁘지 않은 터에 있는 조상 묘이므로 이장을 하면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고 했다.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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