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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맞이 1년 건강 목표 세우기] 나쁜 습관과 ‘헤어질 결심’

피상적 계획 대신 계절별 구체적 계획 세워야

매일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건강 플랜’ 중요

기사입력 : 2023-01-16 08:06:13

2023년 달력의 첫 장을 열며 건강계획부터 세워보는 건 어떨까?

그 어떤 것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까. 실천하기 어려운 피상적인 계획보다 계절별로 신경 써야 할 건강 포인트와 나만의 중점 관리 분야로 나눠 구체적으로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건강 플랜을 세워보자.

◇봄, 알레르기와 거리두기=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계절에 따라 유행하는 질병도 다르다. 겨우내 죽은 듯 보이던 나뭇가지들에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등이 피어나는 모습은 경이롭다. 하지만 이때쯤 비염, 결막염, 천식, 피부질환 등 계절성 알레르기질환도 만개한다.

알레르기질환의 치료 원칙 제1번은 ‘회피’이다. 무엇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는지 안다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 4~5월에 극성인 송홧가루 때문에 비염이 심해진다면 코로나와 무관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녀야 한다. 원인을 잘 모른다면 적절한 약물 복용이 중요하다. 종류는 다르지만 알레르기질환의 공통점인 가려움, 부종 등은 혈액내 면역세포가 히스타민을 과다 분비하는 탓에 생기는 증상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괴로운 증상이 훨씬 완화되며 대부분 견딜 만해진다. 문제는 ‘피부약은 독하다’는 등 잘못된 상식 때문에 무조건 약을 안 먹고 버티려고 하는 잘못된 태도이다. 항히스타민제가 독하다는 편견은 초창기 1세대 약제들이 복용 후 ‘졸림’ 현상이 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졸림은 간독성, 신독성 등 몸을 망가뜨리는 약의 독성과는 무관하며, 복용을 중단하면 바로 좋아진다.


◇여름, 전염성질환 조심= 너도나도 시원한 얼음, 찬 음식을 찾게 되는 여름철은 수인성 복통, 설사 등 전염성질환의 계절이다. 기본적으로 위와 장은 낮은 온도를 좋아하지 않는다. 모기 등 곤충들이 옮기는 뇌수막염, 말라리아 등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이다. 동남아나 아프리카 지역으로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면 미리미리 백신이나 예방약을 준비해야 한다. 계곡, 바다에서 흔한 물놀이 사고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물가로 여행이나 나들이 계획을 세울 때는 날씨 정보, 재난 문자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

◇가을·겨울엔 예방접종을 챙기고 심혈관질환 조심= 가을철에는 쓰쓰가무시병 같은 진드기 매개성 열성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야외 활동 시 가능하면 긴 상하의를 착용해야 하고 기피제 등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벌초 때마다 말벌에 의한 사망사고가 보고되기도 한다. 겨울철에는 유행이 예고되는 독감, 폐렴 등에 대한 백신도 이때 준비하고 맞아야 한다. 영유아 예방접종은 국가가 관리해주는 기본접종이므로 무료로 보건소에서 접종받을 수 있다.

겨울철엔 미끄러운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일어나는 낙상사고와 함께 혈관질환에 대비해야 한다.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혈관병은 겨울철에 가장 빈발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 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이 있는 분이라면 약물 용량 등 각각의 위험요인들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나에게 맞는 건강 계획 세우기= 계절별 건강계획을 세웠다면, 다음으로 올해의 중점 관리 분야를 정하면 어떨까? 새해 결심 중 넘버원은 ‘금연’일 것이다. 흡연자 중 70%는 금연을 원하고 매년 금연을 시도하지만, 의지만으로 성공하는 경우는 3%에 불과하다. 흡연은 단순히 나쁜 습관이 아니고 질병이다. 그것도 호흡기(만성폐쇄성폐질환), 순환기(협심증, 심근경색증), 내분비(골다공증), 비뇨기(발기부전), 정신과(니코틴중독과 금단) 질환의 복합체이다. 흡연은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고 어떤 치료보다도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흡연은 3개월간 단기 금연약물 치료로 완치율을 많게는 5~6배까지 높일 수 있다. 금연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은 맞지만, 의지만으로 금연하겠다는 결심은 어리석다. 새해 건강 결심으로 금연을 다짐했다면 가장 가까운 동네 금연클리닉을 방문하시라. 3개월간 20만원이 넘는 진료비와 약제비를 연 3회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무료로 제공해준다. 가까운 금연클리닉의 위치는 주머니 속 담뱃갑에 써 있는 금연상담전화(1544-9030)에서 친절히 알려준다.


◇건강을 위한 몸 만들기= 또 하나의 중점 관리 분야로 ‘몸 만들기’는 어떤가? 건강한 몸은 날씬하고 야윈 몸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근육이 풍부하고 대사적으로 건강한 몸을 말한다. 일시적인 단식, 절식만으로는 야윈 몸을 만들 수는 있지만 건강한 몸을 만들 순 없다. 빠진 살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찌는 요요현상을 피할 수도 없다. 따라서 평소에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여기에 운동을 반드시 추가해야 하는데, 운동의 종류는 사정과 형편에 따라 다르다.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은 전문가에게 코칭(PT)을 받는 헬스장 운동이다. 이 또한 꾸준히 하지 않으면 건강상 이득을 보긴 어렵다. 근육을 만들려면 오랜 시간 땀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하지만, 빠지는 것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주머니 사정까지 고려한다면 이상적인 운동은 먼저 PT를 몇 달 해서 단기간에 몸을 만들고 요령도 익힌 후, 이후에는 홈트레이닝(홈트) 등 가성비 운동을 실시해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다. 홈트에 실패하지 않고 루틴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온라인 동호회 등에 가입해 매일 운동량을 영상 등으로 보고하는 등 시스템적인 장치들을 고안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마음 건강도 꼭 챙기자= 이제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 건강도 챙겨보자.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직장생활과 가사에 지쳤다면 요가나 명상 등 마음챙김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보라. 독서는 뇌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고 신경 간 연결인 시냅스를 튼튼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습관이다. 두뇌를 위해서는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조금씩 읽는 것이 좋다. 여기서 여러 권의 책이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말한다. 이 역시 작심삼일이 되지 않으려면,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지역 도서관 등에 문의해보면 다양한 독서토론 모임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몇 권의 책, 몇 번의 여행, 몇 편의 영화, 몇 편의 공연을 보았는지 헤아려보라. 이런 일들은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우선순위에서 매번 밀리게 된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만들고 그다음엔 핸드폰의 일정표에 표시해두자.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영화, 셋째 토요일은 등산하는 날, 결혼기념일에 펜션 예약하기 등 생각만 해도 맥박이 10%쯤 올라가는 그런 플랜 말이다.

도움말= 정유석 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3년 건강소식 1월호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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