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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코로나19 대유행시대, 나의 갑상선은?

김호수 (창원파티마병원 내분비대사 내과 과장)

기사입력 : 2023-01-16 08:07:05
김호수 창원파티마병원 내분비대사 내과 과장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시간이 흘러 코로나19 대유행이 3년째를 향해 가고 있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과 그 후유증, 만성 코로나19 증후군 등 세상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대중들의 관심도 낮아지고, 최근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되는 추세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에 관해 이야기하면 참신한 대화거리였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시들하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 오히려 순차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해외여행 제한 해제로 코로나19 감염이 재확산되고 있다. 주변에서 코로나19에 두 번 이상 감염되었다는 지인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제는 코로나19와 동거하는 시대, 즉 진정한 의미의 위드코로나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 이를 열심히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이후를 대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 코로나19를 연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호흡기뿐만이 아닌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대사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인 갑상선 또한 코로나19와 많은 관련이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할 때 인체 세포의 ACE2 수용체를 경유하게 되는데, 갑상선에도 ACE2 수용체가 많이 발현돼 있어서 바이러스가 갑상선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사이토카인폭풍과 같은 체내 면역체계의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데, 갑상선 질환은 면역과 관련된 질환이 많아서 이러한 변화에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코로나 감염 환자의 19%에서 비갑상질환증후군, 14%에서 무증상갑상선중독증, 3%에서 무증상갑상선기능저하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연구들은 지금도 업데이트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코로나19 감염에서 발생하는 갑상선이상에 대해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는 급성 코로나19 감염 후 증후군(post-acute COVID-19 syndrome)을 관리하기 위해 2022년 권고안을 발표했는데, 그중 코로나19 감염 기간에 갑상선기능이상이 있었다면 장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기간에 비갑상선질환증후군이 있다면 퇴원 6주째, 무증상 갑상선기능저하증이 확인되면 퇴원 후 3개월째 갑상선기능검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명백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다면 갑상선호르몬제제를 복용하면서 퇴원 후 6주째 추적 검사하도록 제시했다. 추적관찰에서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12주에 재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함으로써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강조했고, 이는 코로나19가 갑상선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 외에도 코로나19는 갑상선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 갑상선암의 나쁜 예후 인자가 코로나19 감염을 경험했던 환자에게서 더 많았다고 보고 했다. 따라서 당장의 갑상선기능의 손상뿐만이 아닌, 장기적인 후유증, 갑상선암에 걸쳐 광범위하다고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 코로나19에 의한 갑상선기능이상은 감염이 회복되면 정상으로 회복되며, 이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1% 내외로 적다. 또한 적절한 추적관찰과 약물치료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갑상선이상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가 갑상선에 미치는 영향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보다 이를 이해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와의 진료를 통해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호수 (창원파티마병원 내분비대사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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