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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미 있는 남해군 농어촌버스 요금 인하

기사입력 : 2023-01-31 19:46:50

온갖 물가가 올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해군이 농어촌버스 요금을 최고 81%나 내렸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남해군은 장충남 군수 주재로 지난달 30일 ‘2023년 남해군 물가대책위원회’를 열어 ‘농어촌 버스 단일요금제’ 등 2건의 안건을 의결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3월부터 남해군에서 이용하는 농어촌버스는 거리에 관계없이 일반 1000원, 청소년·어린이 500원의 요금만 내면 된다. 기존 요금제를 적용하면 남해읍터미널에서 가장 거리가 먼 미조면 설리마을까지 현재 5500원 요금을 내는 데 반해 단일요금제를 하면 1000원으로 이용이 가능해 최대 81.8%의 요금 인하 혜택을 보게 된다.

기존 남해군 농어촌버스는 거리비례요금제로 10㎞를 기준으로 일반 1450원, 청소년 950원, 어린이 700원의 요금을 받고 있으며 1㎞를 초과할 때마다 131원이 추가로 부과됐다. 그런데 이번 단일요금제 변경으로 일반 1000원, 청소년·어린이 500원의 요금만 내면 돼 이용객의 부담이 크게 줄게 됐다. 거리비례요금제→단일요금제로 바뀌면 버스회사는 연간 5억 넘게 손해를 보게 되는데 이 부분은 남해군이 재정으로 부담한다고 한다. 농어촌버스는 자가용이 없는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가 주 이용객이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남해군이 공공요금을 조금이라도 내려 취약계층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올 들어 ‘월급 빼고 모든 게 다 올랐다’고 할 만큼 서민경제가 어려움에 처해있다. 최근에는 도시가스요금 급등 여파로 난방비가 대폭 올라 가뜩이나 고물가, 고금리에 휘청이던 가계가 ‘난방비 폭탄’까지 맞았다. 더구나 가스공사가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올 한 해 몇 차례 더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어서 앞으로도 힘든 날들이 예상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고물가로 인한 가계 실질소득 감소를 고려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가 급등은 서민뿐만 아니라 중산층의 소비심리도 위축시켜 경제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지자체는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으로 서민의 가계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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