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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잡는 ‘험지 펌프차’ 도내 최초로 창원에 도입된다

험지·산악 주행 가능… 다용도 활용

효율적 출동 위해 의창소방서 배치

기사입력 : 2023-01-31 20:43:31

산불 진압에 특화된 소방차인 ‘험지 펌프차’가 올해 경남 최초로 창원소방본부에 도입될 예정이다. 경남소방본부는 진입이 쉬운 산불 진화 차량(1t) 20대를 도입해 시군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산불이 발생한 경남의 산불 대응 능력이 강화될지 주목된다.

1일 소방청에 따르면, 전국에 총 30대의 험지 펌프카가 운영 중이며 지난 2020년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원도에 4대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소방청은 올해 21대를 도입 예정이며 이 중 창원시에 1대가 배치된다고 밝혔다. 15대는 최근 10년간 전국 산림화재 발생 건수의 32%를 차지한 강원·경북에 도입되고 나머지는 서울, 충북, 충남, 전북, 전남에 각 1대가 배치된다.

험지 펌프차는 45도 경사의 험지·산악지형에서도 주행할 수 있는 장비로, 수심 1.2m 깊이에서도 운행할 수 있고, 주행 중 물 분사도 할 수 있다. 가격은 7억원대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유니목’에서 제작된다. 차대가 독일에서 오면 개조와 특장을 한국에서 진행한다.


소방청은 지역에 대형 산불 발생 시 지자체 관계없이 험지 펌프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강원, 경북에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니 많이 배치했지만, 만약 다른 지역에 대형 산불이나 수해가 발생하면 전국 동원령을 발동해 인근의 험지 펌프차가 투입된다”며 “예를 들어 경남에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인근의 경북이나 부산의 험지 펌프차가 투입돼 진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밀양 산불 당시에도 강원소방본부 험지 펌프차 2대가 투입돼 산불 진화작업을 벌였다.

험지 펌프차는 각종 화재진압뿐만 아니라 수해 현장 및 급수 지원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 침수 현장에 험지 펌프차 10대가 출동해 복구 작업을 도운 바 있다. 또 지난 2019년 태풍 미탁 때는 강릉에서 도로 침수로 인해 소방차량 접근이 불가능했지만, 험지 펌프차가 투입돼 환자 2명을 구조했다.

창원소방본부 관계자는 “마산, 성산, 의창, 진해 소방서의 거리를 따졌을 때 의창소방서가 가장 중심이고 다른 구에 출동했을 때도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이곳으로 결정했다”며 “산불이 발생했을 때 일반 소방 차량으로는 높은 산이나 험지에 진입하기가 힘들어 험지 펌프차를 도입하게 됐다. 다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상황에 적극 활용해 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남소방본부는 험지 펌프차보다 크기가 작은 산불 진화 차량(1t) 20대를 전 시군에 배치할 계획이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는 “밀양 산불 등 대형 산불을 통해 소방차가 커 진입이 안 되는 문제를 확인했다”며 “험지 펌프차보다 작은 차량이 경남에는 더 맞고 실용성이 좋으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경남에서는 총 105건의 산불이 발생해 전국 산불 735건의 14%를 차지했다. 지난 10년(2013~2022년) 평균인 47.9건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 경남은 광역시도 중 세 번째로 산불이 많이 발생했다.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도 커 지난해 경남 피해 면적은 지난 10년간 평균(169㏊)의 9배 이상이었다.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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