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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년 만에 열리는 대보름행사, 안전이 최우선

기사입력 : 2023-02-01 19:44:35

코로나19로 중단된 정월대보름(5일) 달맞이 행사가 3년 만에 열린다는 소식에 반가움과 함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교차한다. 3년 만에 열리는 행사라 달집 태우기, 연날리기 등 도내 곳곳에 다양한 전통놀이가 계획돼 있다. 최근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돼 코로나로부터 벗어나는 해방감 속의 행사라 상당히 성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보름 행사는 비단 도내뿐만 아니라 전국적이다. 이같이 대규모 인파가 운집하는 행사에는 항상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달집 태우기 등 하이라이트에는 행사에 몰입돼 안전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행사 진행자나 관람자나 모두 안전 불감증에 노출되는 것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창녕 화왕산 산불 사고이다. 이는 지난 2009년 대보름 행사 때 화왕산 억새밭을 태우다 관광객 등 7명 숨지고 81명이 다친 비극적인 사고이다. 당시 안전진행 요원도 배치돼 있었으나 삽시간에 번진 화마를 막을 수 없었다. 3년마다 해왔던 행사는 이 사고로 폐지됐으며, 설마 할 때 일어나는 안전사고의 단면을 보여줬다. 유가족이나 부상자들이 되새기기 싫은 기억을 언급한 것은 유감이지만 안전사고에 대한 경감심을 갖자는 의미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코로나로 중단된 정월 대보름 행사의 재개 소식은 반갑지만 만에 하나라도 벌어질 수 있는 이런 안전사고와 산불의 개연성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정월대보름은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자 우리 민족 5대 명절에 속한다. 그만큼 마음은 풍성하다. 달집을 태우며 액운을 날려 보내고 소원을 비는 날이다. 조상들은 설날보다 더 성대하게 지냈으며, 설날부터 대보름까지 15일간 축제를 즐겼다고 한다. 이 기간 빚 독촉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 하니 큰 명절이었다. 그래서 더욱 우려되는 것이다. 원래 큰 축제인 데다 코로나로 중단된 행사가 3년 만에 열린다는 소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달집 태우기 등의 행사로 시·군민이나, 동네의 안전을 기원하며 역량 결집을 다지는 것은 축하하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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