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경남도 산하기관장 ‘보은 인사’ 계속되나

출범 7개월간 전직 도의원 4명

캠프·측근 잇따라 채용해 논란

기사입력 : 2023-02-03 08:03:40

민선 8기 경남도의 공기업·출자출연기관장 인선이 전문성 부족, 보은 인사 논란으로 잇따른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예정된 도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취임 후 줄곧 강조해 오던 ‘혁신’을 올해 기관장 인선에서 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경남도는 민선8기 출범 이후 지난 7개월간 △경남연구원 송부용 원장 △경남개발공사 김권수 사장 △경남여성가족재단 정연희 대표△경남청소년지원재단 홍순경 원장△경남신용보증재단 이효근 이사장 △경남사회서비스원 조철현 경남사회서비스원장△경남람사르환경재단 정판용 대표이사 등 총 7개 도 공기업·출자출연기관의 신임 기관장을 임명했다.

도내 총 17개 공기업·출자출연기관 중 40%의 기관장이 임명되는 과정에서 정치인 출신과 캠프·측근 인사로 인한 논란이 이어졌다. 해당 기관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않은 전직 도의원 출신 4명이 연이어 임용된 데다 이들이 모두 박완수 지사의 도지사 후보 시절 그를 공개 지지한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송부용 원장과 김권수 사장의 경우 도의회 인사검증 과정에서 인사추천위 구성과 관련한 공정성 논란을 지적 받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 상반기 도 출자출연기관장 채용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에 따르면 현재 경남관광재단과 (주)경남무역이 기관장 채용 절차를 추진 중이며, 경남문예진흥원과 경남투자경제진흥원, 경남평생교육진흥원 등 3개 기관장의 임기는 올 3월 만료된다. 올 상반기 내 산하 기관장 인선이 대다수 마무리 될 경우 박완수 도정의 기관장 인선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도내 한 출자출연기관 관계자는 “정치인 출신 기관장이 올 경우 도·관련기관과의 정무적인 관계 등 장점도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면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비전문가를 리더로 앉히고 혁신과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경상남도 출자출연기관 노동조합협의회 배종철 간사는 “출자출연기관은 각 분야별 전문성을 가지고 도민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기관인데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관장이 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출자출연기관장의 성과를 위해서라면 조직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는 등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고, 외부 전문가를 들일 경우에 공정한 추천위를 구성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경남도청 공무원 노동조합은 “도지사의 인사권은 도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조직을 운영하라고 위임받은 권한”이라며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아무나 공직자로 둔갑시켜 임명하는 등 비정상적인 정무직 및 출자출연기관 인사를 중단해야 한다. 도청 및 도단위 기관의 공공성 확보와 건전한 도정을 위해 인사권 남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었다.

경상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이 29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해 8월 29일 경상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이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경남신문 자료사진/

조고운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조고운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