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경윳값 폭등에 가짜 석유 판매 ‘주의보’

최근 3년간 경남서 20건 적발

공항 리무진 버스도 피해 호소

기사입력 : 2023-02-05 20:45:17

자동차용 경유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최근 3년간 경남지역에서 가짜 석유를 판매한 주유소가 20건이나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가짜 석유를 사용하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5일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창원의 한 주유소가 공항리무진 버스 업체에 경유와 난방용 등유를 섞은 ‘가짜 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됐다.

창원시 관계자는 “가짜 석유를 판매한 주유소는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주유소 측에 의견 진술 기회를 주고,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이 되면 석유사업법에 따라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고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짜 석유를 납품받은 리무진 버스 회사 측은 막대한 피해를 봤다고 하소연했다. 대표 A씨는 “20년간 이 사업을 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다”며 “가짜 석유를 주유한 차량은 운행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기름통을 전부 세척한 상태이고 다른 차량을 운행에 투입하는 등 일이 굉장히 복잡하게 됐다. 곧 가짜 석유를 판 주유소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월 경남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경남지역 경유 가격은 지난해 1월 대비 15.6%나 올랐고, (실내)등유는 같은 기간 38.9% 상승했다. 등유 가격 상승 폭이 더 컸지만, 문제는 차액이다.

유가 정보 공시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경남지역 자동차용 경유 1월 평균 가격은 ℓ당 1662.75원이고, 실내 등유는 ℓ당 1494.84원으로 차액은 168원이다. 경유에 등유를 섞어 팔 경우 가격 차이 때문에 주유소에서 그만큼 이익을 남길 수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신영대 의원이 한국석유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주유소에서 품질 불량 석유를 팔거나 정량을 속여 판매하는 등 불법 행위를 하다 적발된 사례는 총 76건으로 확인됐다. 적발 내용별로 보면 △가짜 석유(20건) △품질 부적합(45건) △등유 불법 판매(6건) △정량 미달(5건)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짜 석유를 사용하면 차량 엔진과 배기 계통 주요 부품에 손상이 생기고, 주행 중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유해 배출가스와 미세먼지 배출로 환경에도 치명적이다.

박주호 창원시 지역경제과장은 “제보가 들어오거나 민원이 발생할 경우 창원시 공무원들이 시료를 채취해 한국석유관리원에 의뢰를 맡길 계획이다”며 “행정처분과 점검을 통해 가짜 석유 판매로 인한 시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픽사베이/

박준혁 기자 pjhnh@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박준혁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