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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비행 잦은 창원 주남저수지 ‘비행회피공역’ 지정 추진

드론 소음 등에 철새 민감한 반응

시, 국토부에 좌표 전달·지정 요청

기사입력 : 2023-02-07 13:44:42

주남저수지 일원에 드론 비행이 끊이지 않자 창원시가 이 일대에 ‘비행회피공역(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드론이 내는 기계 소음과 색다른 모양새로 인해 철새들이 천적으로 간주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등 고통받고 있어 철새들의 생존과 안정적인 서식 보호를 위한 조치다. 다만 지정 후 이를 어기더라도 법적인 제재는 없지만, 경각심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주남저수지에서 철새들 사이로 드론이 날고 있다./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철새들 사이로 드론이 날고 있다./창원시/

창원시는 7일 주남저수지의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이 일대의 ‘비행회피공역’ 지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행금지구역’과 ‘비행제한구역’의 경우, 상공에서의 항공기 비행이 차단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비록 법적인 제재가 없지만 권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향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시 주남저수지과 관계자는 “비행제한구역에 대해 알아봤는데, 탑승한 비행기도 비행할 수 없는 지역이 되기 때문에 불가하다는 답을 들었다”며 “대신 순천만이 지정받은 비행회피공역 사례를 검토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항공교통본부(국토교통부)에 관련 문의를 했으며, 주남저수지의 좌표를 전달했다”며 “지정 여부는 심의를 거친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2년 철새도래지·서식지의 생태 환경 보전과 조류 충돌 예방을 위해 경기 시화, 전남 순천만 일대를 비행회피공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비행회피공역 지정 추진과 별도로 창원시는 주남저수지 일원에 드론이 자주 출몰하고 있다며 드론 비행 금지를 재차 당부했다. 시는 지난달 언론매체와 현수막을 통해 해당 지역에서의 드론 비행 금지를 요청한 바 있다.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서 드론이 자주 비행하면서 겨울 철새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창원시/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서 드론이 자주 비행하면서 겨울 철새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창원시/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서 드론이 자주 비행하면서 겨울 철새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창원시/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에서 드론이 자주 비행하면서 겨울 철새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창원시/

주남저수지를 찾는 겨울 철새 대부분은 2월 말에서 3월 초가 되면 대부분 북상하는데, 지금 시기는 북상을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로 많은 에너지를 축적해야만 사고 없이 비행을 마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드론 비행이 잦으면서 철새들의 휴식을 방해할 뿐 아니라 비행 충돌과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로 철새 생존과 서식지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시는 전했다.

올겨울(지난달 말 기준) 창원 주남저수지에는 3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날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박명종 창원시 푸른도시사업소장은 “주남저수지는 우리나라 내륙에서 가장 큰 규모의 철새도래지로 특히, 이번 겨울 많은 개체의 재두루미가 도래하며 다시 한번 그 명성과 중요성이 각광받고 있다”면서 “부디 철새들의 안전한 겨울나기와 북상을 위해 드론 비행을 자제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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