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겡남말 소꾸리] (224) 새기다, 코구녕, 코터리기, 에럽다

기사입력 : 2023-02-17 08:05:13

△서울 : 올해 경남지역 초등학교 중에 신입생이 없는 곳이 18곳이래. 지역별로는 통영이 4곳, 함양과 합천이 각각 3곳, 의령과 하동, 산청이 2곳씩인데, 이런 학교가 갈수록 더 늘어난다니 걱정이야.

▲경남 : 학상이 줄어드는 기 어지오올 일이 아이다 아이가. 저출산 땜시로 전국적으로 초등핵조부텀 대학꺼정 해마당 학상이 감소한다 안카더나.

△서울 : 통영의 한 초등학교 분교는 4년 연속 신입생이 없었는데, 현재 이 학교 재학생은 올해 5학년에 진학하는 학생 1명뿐이래. 이 학생이 졸업한 후에 신입생이 없으면 폐교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더라.

▲경남 : 핵교 가가 친구도 새기고 해야 되는데, 학상이 혼차빼끼 없으이 억수로 에럽겄다.

△서울 : ‘친구도 새기고’가 무슨 말이야? 또 ‘에럽다’는 무슨 뜻이야?

▲경남 : ‘새기다’는 ‘사귀다’ 뜻이다. ‘사기다’라꼬도 칸다. ‘가아는 새(사)기는 사람 있는갑제?’ 이래 카지. ‘가아는’은 ‘걔는’ 뜻이고. 새기다는 ‘삭이다’ 뜻도 있다. 삭이다는 ‘삭후다’, ‘삭하다’라꼬도 칸다. 그라고 ‘에럽다’는 ‘외롭다’ 뜻인데, ‘에럽다’를 ‘고고저’로 발음하모 ‘외롭다’ 뜻이고, ‘고저저’로 발음하모 ‘어렵다’ 뜻이다.

△서울 : 학교 이야기하다 보니 예전 초등학교 입학했을 때 생각이 나네. 콧물 같은 거 닦을 때 쓰는 손수건을 가슴에 달고 다녔잖아. 그때 생각하면 웃음이 나.

▲경남 : 맞다. 내도 기억난다. 그때는 아아들이 코로 마이 흘맀지. 코 카이 새앵킨긴데 코는 겡남서도 대부부이 ‘코’라 카지만, ‘캐’라 쿠는 데도 있다. 그라고 콧구멍은 ‘코꾸녕, 코꾸영, 코꾸중, 코꾸정’이라 쿤다. 또 코털은 ‘코터리기’, ‘코꼬옷’이라 마이 카고 ‘코터리이, 코터러기, 코터래기’라꼬도 캤다.

△서울 :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농어촌지역의 학교들이 폐교되는 걸 막을 수가 없겠지. 여기저기서 학생들 웃음소리가 들리면 좋겠는데.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허철호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