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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청객 비상… 경남지역 산불, 한달 새 20여곳서 ‘火르르’

‘바싹 마른 경남’ 가뭄 상태 지속

합천 등 10개 시군 ‘건조주의보’

기사입력 : 2023-03-08 21:07:30

경남을 비롯해 전국에서 산불 위험이 심각한 상황이다. 매년 봄철 대형 산불을 겪은 정부는 국가위기경보 단계를 상향하는 한편 다음 달 말까지 특별대책기간에 돌입해 총력 대응에 나선다.

경남에서는 8일 합천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진화장비 수십대와 인력 수백명을 투입하고도 강풍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발생지역 인근 주민 200여명은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하루 전인 지난 7일 낮 12시 35분께 산청군 차황면의 야산에서도 불이 나 산림당국에 의해 2시간 29분 만에 진화됐다. 산림당국은 이날 산청에서도 순간풍속 초당 11m의 강한 바람이 불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8일 오후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 야산에 산불이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합천군/
8일 오후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 야산에 산불이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합천군/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발생도 계속되고 있다. 경남은 지난달 24일 오전 양산, 창원, 김해, 밀양, 의령, 창녕, 산청, 함양, 거창, 합천 등 10개 시·군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돼 지속되고 있으며, 8일 현재 창원과 김해를 제외한 8개 시·군에 계속 내려진 상태다. 올해 들어 경남지역 평균 강수일수는 5.8일로 산불이 쉽게 날 수 있는 가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날 합천 산불을 포함해 경남에서는 산불 30건이 발생해 13.65㏊(합천 산불 제외) 산림이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6일부터 이날까지 약 1개월간 21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등 산불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도 지난 5일까지 산불은 총 195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10년 평균(127건)보다 68건(52.8%)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 대비 1.5배의 산불이 올해 초 발생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형 산불이 반복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소방청, 산림청 등 5개 기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정부는 4월 30일까지를 ‘산불특별대책기간’으로 지정했다. 특히 산불의 주요 원인인 산림 주변 불법 소각행위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위반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15일 ‘산림보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산림으로부터 100m 이내 지역에서는 소각행위가 전면 금지됐다.

앞서 정부는 대형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지면서 지난 5일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산림청과 전국 지자체는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해 현장 감시와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남 일부 지역은 9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에 비 소식이 있다. 예상 강수량은 5㎜ 미만으로 당분간 건조한 날씨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도영진 기자·김영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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