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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부동산시장의 진정한 봄은 오는가- 정상철(창신대 부동산경영대학원장·한국부동산학회장)

기사입력 : 2023-03-12 19:36:03

‘이발사가 실수를 하면 새로운 머리 스타일이 생기고, 재단사가 실수하면 새로운 패션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부동산정책에서 실수하면 과연 어떻게 될까. 이는 국민만 골탕 먹게 된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얼어붙게 만드는데 한몫했다. 무려 26차례나 부동산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내놓는 대책마다 헛발질만 하고 우왕좌왕 갈팡질팡했다. 섣부른 부동산대책으로 대출금이 줄어들면서 실수요자인 젊은 층의 내 집 마련 기간이 더 길어졌다.

위축된 부동산 심리는 거래를 멈추게 했고 설익은 부동산대책은 숨통을 완전히 죄었다. 세금은 뺏고 거래는 막은 꼴이다.

지금 경남지역의 부동산시장에는 긍정과 부정의 쌍두마차가 존재한다. 그 중 낙관적 요인보다 비관적 요인이 더 많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실물경기 침체는 소득감소와 고용불안으로 연결돼 수요기반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또한 주택공급 과잉으로 집값이 더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기다 가계부채 증가와 금리인상까지 겹쳐 하우스푸어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

최근 경남지역 부동산 경기논쟁은 2라운드에 들어갔다.

1라운드에 실컷 두들겨 맞고 비틀거리는 권투선수가 2라운드에는 과연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이다.

심히 불안하다. 사람으로 따지면 감기에 걸린 것보다 훨씬 더한 독감에 걸려 휘청거리는 형국이다. 그대로 방치하면 지역경제는 죽는다. 축 늘어진 지방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선 주사 한 방이 꼭 필요하다.

부동산 거래가 뚝 끊기는 거래절벽은 지역경제에도 치명타를 남길 수 있다. 집을 사고팔려는 사람은 물론이고 이삿짐센터, 인테리어업계 등 서민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가 많을 경우, 거래는 실종되고 내수경기 악화를 부채질해 지역경제는 더 악화일로로 치달을 수 있다.

집값을 안정시키고 부동산거래를 활성화시키려면 무엇보다 거래 단계의 세율을 낮추는 게 맞다.

거래세를 내려 숨통을 틔워주는 게 정상이다. 꼭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대출규제도 대폭 완화해 거래가 활발하도록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 다행히 현 정부의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 정책은 주택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래자랑 대회에서 앞에 나온 사람이 노래를 썩 잘 부르지 못하면 뒤에 사람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웬만큼 불러도 잘한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 정부가 부동산정책에 실패했기 때문에 현 정부는 웬만큼만 하면 잘한다는 박수를 받을 수 있다.

불 꺼진 지방 부동산시장을 살리려면 세제혜택의 영양분을 공급하는 게 맞다. 그래야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부동산거래가 활성화된다.

예컨대 채소는 끓는 물에 데치면 색깔이 조금씩 변한다. 그러나 당근은 아무리 끓여도 선명한 주홍빛 그대로다. 그 비밀은 바로 ‘카로틴’이란 영양분 때문이다.

지방 부동산시장에도 카로틴과 같은 훌륭한 영양분을 빨리 주입시켜야 한다. 그래야 지방 부동산시장에도 진정한 봄을 맞을 수 있다.

정상철(창신대 부동산경영대학원장·한국부동산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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