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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AI의 발전과 인간의 일자리: 융합시대의 대응전략- 배현주(마산대 안경광학과 교수)

기사입력 : 2023-03-12 19:37:39

전 세계시장을 들썩이게 한 AI 챗봇 ‘챗GPT(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공개는 사회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 획기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AI기술에 대한 연구와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와 코드 등을 공개하여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 AI의 등장은 마치 활자 인쇄술이 지식혁명에 방아쇠를 당긴 것처럼 지식과 기술의 보급 및 교육의 발전을 촉진하여 사회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 AI사의 ‘챗GPT’는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으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반복 학습을 통해 사람이 작성한 것과 유사한 문장을 생성할 수 있다. 질문을 입력하면 내용의 맥락을 파악하여 대화를 나누고 적절한 답변을 제시하여 검색키워드를 넣으면 결과를 보여주는 기존의 AI와의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물론 입력된 정보의 한계로 인한 오류도 발견되지만 변화의 파도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생각된다.

AI시대의 미래는 단순히 정보탐색 분야의 빠른 변화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I 대중화의 초기 단계인 지금 초거대 AI가 가져올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인터넷의 보급이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 것처럼 초거대 AI는 빠른 시간 내 정치, 사회,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초거대 AI는 머지않아 등장할 것이다. 우리는 학습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오류가 최소화될 수 있는 판단을 내리는 사람을 전문가라고 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반복 학습하여 최적의 답변을 내리는 AI는 이미 전문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체력과 감정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관된 생산성을 갖는 AI는 사회 전반에서 인간이 해오던 역할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기술의 초기 택배 기사, 콜 센터 상담 직원, 은행원, 운전사, 단순코딩프로그래머, 통역사 등 단순하고 정형적인 반복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 AI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광범위한 데이터에 대한 반복된 학습을 통해 AI가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현재는 의사, 약사, 변호사 등의 전문직과 작가, 크리에이터 등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요하는 직업도 위태롭다는 관측이 나온다. 즉 시기의 차이일 뿐 AI에게 밀리는 직업들이 서서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키오스크와 음식배달 로봇, 무인 결제 등을 활용한 매장의 운영이 늘어가고 있다. 이것은 해당업종과 관련된 일자리가 줄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다양한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인간이 수행하던 업무를 기계가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점차 사라지는 직업들도 분명히 생기는 만큼 고용시장에 있어서도 큰 변화의 물결이 생길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활자 인쇄술의 발명이나 산업혁명과 같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해 발생한 사회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와 인간이 창의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AI와 협업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동시에 주고 있다.

2016년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결을 보았음에도 AI 대중화는 먼 미래에 일어날, 쉽지 않을 일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AI는 어느새 우리 생활에 스며들어 있으며 단순한 아르바이트에서 취업에 이르기까지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 곳곳에서 AI와 인간은 일자리로 경쟁하고 있다.

파도를 피할 수 없다면 바다에 오르라. 나날이 발전되는 기술과 세상의 변화를 피할 수는 없다면 그 안에 빠져들어 자신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AI시대에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역량은 의미 있는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이지 더 이상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찾는 능력이 아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온 힘을 다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노력을 하라. 그러면 AI는 미래의 삶에 더 없이 든든한 무기가 될 것이다.

배현주(마산대 안경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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