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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농·어민 “당항포 골프장 조성 반대”

회화면 113만㎡에 18홀 골프장·관광 휴양시설 추진

주민 “인근 지역 골프장 있고 어업·농작물 피해 예상”

기사입력 : 2023-03-12 20:08:49

고성군 회화면 당항포 일원에 추진 중인 18홀 골프장 사업에 대해 지역 농·어민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지역은 이미 운영 중인 기존 골프장(노벨컨트리클럽) 인근 지역으로 농·어민들은 “골프장 옆에 또 골프장을 짓냐”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0일 고성군 회화면사무소에서 당항포지구 관광휴양·오락시설지구 조성사업(골프장)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지난 10일 고성군 회화면사무소에서 당항포지구 관광휴양·오락시설지구 조성사업(골프장)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고성군 당항포지구 관광휴양·오락시설지구 조성사업(골프장) 시행사인 우석관광개발㈜(대표 송무석)은 지난 10일 오후 회화면사무소에서 이 사업에 대한 사전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우석관광개발㈜ 이종일 사장은 회화면 당항리와 봉동리, 배둔리 일원 113만㎡ 부지에 1650억원을 투자해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포함해 체육·숙박 등 관광휴양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안을 설명했다. 우석관광개발은 골프장 외에도 스파시설과 추나·마사지 등 세라피시설, 명상교육관·선체조교육관 등 명상휴양시설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대상 부지의 95%를 매입 완료한 상태로 행정절차를 거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종일 사장은 “해마다 관광객이 줄고 있는 고성에 휴양·운동시설을 앵커시설로 유치하고 관광자원을 활용한 서비스 산업에 투자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골프장 조성과 운영 때 지역주민과 지역 출신 인력을 우선 고용하고 지역 산물을 우선 구매하는 등 상생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대체로 골프장 조성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다.

당항포만에서 50년 동안 어업에 종사했다고 말한 한 어민은 “왜 하필 회화면이냐. 지척에 골프장이 이미 있는데 왜 또 골프장을 지으려느냐”며 “기존 골프장이 위치한 어신리 마을 쪽 바다는 골프장 들어선 이후 어종이 씨가 말랐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어민은 “야간에도 환하게 불을 밝혀 골프장을 운영하니까 그렇게 많던 고기들이 내만으로 회유를 안 한다”며 “골프장을 짓겠다고 기정사실화한 이 사업설명회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항포 어촌계 소속 한 어민은 “기존 골프장이 들어선 이후 가까운 바다에는 굴·바지락 한 마리 없다. 우리 어촌계 힘으로 안되면 고성 어민들 모두 동원해 반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주민은 “골프장이 들어서면 관정을 파고 고독성 농약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일대 지하수가 고갈될 것이고 농약 물이 밑으로 내려와 바다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산을 개발할 때 나무 베고 토사가 흘러내릴 것인데 골프장 주변 4개 마을 농작물에 피해가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석관광개발㈜ 측은 “이번 설명회는 사업 접수 전 주민들에게 구상안의 대략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라며 “추후 환경영향평가 시 주민이 참여하고 소통하도록 하고 정식으로 주민설명회도 갖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성군은 지난 2월 1일 군청에서 우석관광개발㈜과 회화면 일원에 관광휴양시설을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내용의 투자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글·사진=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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