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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통합의 사칙연산- 승해경(경상남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기사입력 : 2023-03-19 19:31:15

2022년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에 의하면 외국인 주민은 214만명으로 주민등록인구의 4.1%로 다민족·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의 여권파워는 세계 2위로 한국으로 입국을 희망하는 외국인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현재 한국 사회에 이주한 외국인 주민은 결혼이민, 노동, 유학, 전문인력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피부색이나 출신 국가의 경제력에 따라 미국이나 유럽의 백인들에게는 글로벌가족, 동남아시아 출신들에게는 다문화가족이라 부르는 이중적 태도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20년 ‘한국 사회의 인종차별 실태와 인종차별철폐를 위한 법제화 연구’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주민 응답자의 68.4%, 공무원·교원 응답자의 89.8%가 ‘한국에 대체로(매우, 조금)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필자가 다문화와 관련된 강의를 하며 교육생들에게 ‘외국인 대상 차별을 한 적이 있느냐’고 질문을 하면 대부분 차별을 한 적이 없다고 답을 한다. 이렇게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우리에게도 이민의 역사가 있고, 정착하는 지역에서 인종차별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 2022년은 우리 한국인들이 하와이 이민 120년, 브라질로 이민 60년이 되던 해로 700만명의 해외동포가 이주하여 타 국가에서 정착해 생활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해외로 이주한 한인들이 정착한 지역에서의 받은 차별을 반면교사로 한국사회에 정착하여 살고 있는 외국인 주민들을 대한다면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줄어들고 여러 구성원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될 것이다.

지난 연말 경상남도에서는 사회대통합위원회를 출범시키고 5개의 분과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 중 필자는 제5분과(환경·복지·문화 분야) 소속이다. 우리 분과위원회에서는 2차에 걸쳐서 논의를 한 결과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주제로 정하였다. 다양한 차별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 수도권을 제외하고 외국인 주민이 많은 경남의 현실을 반영하여 이주민에 대한 차별 해소에 대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가오는 3월 22일에는 좀 더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이제는 외국인 주민에게 자신도 모르게 한 차별에 대해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 라는 방어보다는 더 잘 알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에 다양성이 인정받고 다름의 가치가 존중받는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한 사칙연산을 제안한다. 다양한 구성원에 대한 이해는 더하고, 차별이나 편견은 빼고, 관심과 배려는 곱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나누어 모두가 행복한 경상남도가 될 수 있도록 사회대통합위원회의 역할을 기대한다.

승해경(경상남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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