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금조총 유물’ 33년 만에 양산 돌아올 듯

1990년 발굴 후 동아대 박물관서 임시 보관

국가귀속 따라 연내 양산 이관 전망

기사입력 : 2023-03-27 08:07:53

양산 신기·북정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조총 유물의 양산 반환이 이르면 연내 이뤄질 전망이다.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이 임시 보관 중이던 금조총 유물 80점을 늦어도 연말까지 국가에 귀속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가귀속이 실행되면 1990년 4월 금조총 유물 발굴 이후 33년 만에 국립김해박물관으로 이관되거나 김해박물관을 거치지 않고 양산시립박물관으로 바로 이관될 수도 있다는 것이 양산시 관계자의 말이다.

금조총 유물인 금제 태환식 귀걸이. 위 돌출 사진은 새발 모양의 금제 조족./동아대/
금조총 유물인 금제 태환식 귀걸이./동아대/

동아대 측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고 “금조총 유물은 국가귀속 대상 유물로 법과 절차에 따라 올해 말까지 국가에 귀속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동아대는 2016년 문화재청의 국가 귀속유물 이관 5년 계획 제출 요청에 따라 금조총 유물에 대해 2023년 말까지 국가 귀속 계획을 제출했다.

따라서 예정대로 올해 말까지 금조총 유물 80점을 국가에 귀속할 경우 우선 국립중앙박물관 소속인 국립김해박물관에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금조총 유물은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지난 2016년 보물 제1921호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새발 모양의 금제 조족./동아대/

이 중 금제 태환식 귀걸이는 가운데 금실이나 금 알갱이를 붙여 무늬를 표현하는 ‘누금세공’ 방식으로 귀갑문이 아로새겨진 독특한 유물로 신라의 귀걸이 가운데 가장 정교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금조총이란 이름의 유래인 새발 모양의 금제 조족은 2.8㎝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장식품임에도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국내 유일한 양식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동아대 석당박물관은 1990년 4월 양산 신기리·북정리 고분군 발굴조사에서 금조총 유물 등 1353점을 발굴했다. 하지만 당시 양산에 박물관이 없어 석당박물관이 이를 보관했고, 2012년 12월 양산시립박물관이 건립되고 2014년 1월 국가 귀속 문화재 보관청으로 지정되면서 양산시의회 등이 해당 유물들의 양산 반환 요구를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제기했다.

이에 동아대는 “이 유물은 석당박물관이 법과 절차에 따라 발굴한 유물들로 반환 대상이 아니라 국가 귀속을 위한 이관 대상 유물이다”며 “양산시의회를 비롯한 유물 반환 요구는 동아대학교 박물관이 고의로 돌려주지 않는다는 의미로 인식되고 있어 70년 역사의 박물관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영석(국민의힘 양산갑) 국회의원도 지난 21일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보관 중인 양산지역 고분군 유물 반환을 놓고 문화재청, 동아대 측과 협의해 사실상 합의가 됐다”고 밝혔다.

양산시립박물관 관계자는 국립박물관이 해당 유물에 대해 출토지역인 양산 이관 명령을 내릴 확률이 높지만 유물의 가치가 큰 만큼 중앙박물관의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며 “금조총 유물을 양산에 돌려받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지역 정계와 문화계, 시민들의 힘을 합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양산시립박물관 측은 금조총 유물을 수장할 공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김석호 기자 shkim18@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석호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