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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28) 기고리(기거리), 기창, 소분지

기사입력 : 2023-04-14 08:14:35

△서울 : 1990년 양산 신기·북정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조총 유물이 발굴 후 33년 만에 양산으로 돌아올 수 있대. 유물을 임시 보관 중인 동아대학교 박물관이 유물 80점을 늦어도 연말까지 국가에 귀속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래. 국가 귀속이 되면 양산시립박물관으로 이관될 수도 있대.

▲경남 : 이바구 들어 보이 그기 안주 확정된 거는 아이라 카던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유물 이관 멩령을 내리야 된다 안 카더나.

△서울 : 삼국시대 만들어진 금조총 유물은 그동안 양산지역에서 유물 반환을 요구해 왔고, 시립박물관에 유물을 보관할 공간이 충분하다니 양산으로 이관해도 될 거야.

▲경남 : 유물 중에 금으로 맹근 금제 태환식 기고리캉, 새발겉이 생긴 금제 조족이라 카는 기 억수로 가치가 높다 카데.

△서울 : 금제 태환식 귀걸이는 신라 귀걸이 가운데 가장 정교한 작품이고, 금조총이란 이름의 유래인 금제 조족은 국내에서 유일한 양식이래. 그런데 ‘기고리’는 ‘귀고리(귀걸이)’를 말하는 거 맞지?

▲경남 : 맞다. 겡남서는 ‘귀’를 ‘기’라 카이 ‘기고리’인 기라. ‘기거리’라꼬도 카지. 기 카이 새앵킨긴데, 기꾸녕(기꾸중) 속의 ‘귀지’로 ‘기창’이라 마이 카고, ‘기빱’, ‘기똥’, ‘기따까리’라꼬도 칸다. 기꾸녕은 갤마주가 알끼고.

△서울 : ‘비판 여론에 기꾸녕을 막고 못 들은 척한다’ 얘기하며 가르쳐줬지. 그건 그렇고 난 유물 중에 새발 모양의 금제 조족이 멋있더라.

▲경남 : 조족 그거 2.8센치(티)라 카제, 억바이 새칩더라 아이가. 새발 카이 ‘새발의 피’ 뜻인 ‘소분지’가 새앵키네. 소분지는 한자로 작을 소(小), 나눌 분(分), 갈 지(之)인데 거제, 거창, 산청, 진주서 마이 씬다. 소분(문)지애씨다’라꼬도 칸다.

△서울 : 새발의 피는 한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이잖아. 소분지 한자를 해석하면 작은 것을 나누니 뜻이 비슷하네. 오늘 얘기하다 보니 일본 등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들을 되찾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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