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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29) 가물음(가믐), 가뭄살, 소(쏘)내기

기사입력 : 2023-04-28 08:08:18

▲경남 : 작년 5월에 산불이 난 밀양 옥교산 사진 보이 나무가 말키 다 타뿌가 산이 운동장 겉이 됐더라꼬. 옥교산에 나무 숭쿤다꼬 공무원캉 시민들이 욕봤더라. 산이 엣날맨치로 될라카모 시간이 울매나 마이 걸리겄노.

△서울 : 산불 피해 지역에 복구조림을 하고 있는 데도 지난달 합천에서 산불이 나 162ha가 피해를 입었고, 이달엔 강릉서도 큰 산불이 나 축구장 면적의 530배에 이르는 산림 379㏊가 소실됐잖아. 그러고 보면 밀양 옥교산은 산불 피해 면적이 무려 660.8㏊였으니 엄청난 거지.

▲경남 : 올개는 봄에 가물음(가무름)이 들어가 산이 마이 말라 산불이 숩기 나는 겉더라꼬. ‘숩기’는 ‘쉽게’ 뜻이다. 거다가 산불 나고 강한 바람꺼지 불어가 불이 빨리 번짔다 안카더나.

△서울 : 맞아. 합천과 강릉 두 곳 모두 강풍 때문에 산불이 확산됐지. 강릉에선 강풍이 한때 초속 30m에 달했대. 그런데 ‘봄에 가물음이 들어가’에서 ‘가물음’이 무슨 뜻이야? 앞뒤 말로 봐선 ‘가뭄’ 뜻인 것 같은데.

▲경남 : 하모, ‘가물음’은 ‘가뭄’ 뜻이다. 겡남서도 포준말 가뭄캉 가물도 마이 씨고, ‘가믐’이라꼬도 칸다. 그라고 ‘가뭄살(가무살)’이라 카는 말이 있는데, 이거는 가뭄캉은 뜻이 쪼매이 다리다. 가뭄살은 가물어가 농작물 겉은 기 가뭄의 기운을 타는 거로 말하는 기다. ‘비가 안 온깨네 곡숙이 가뭄살로 타 갖고 다 비비 꼬있다’ 이래 카지.

△서울 : ‘가물음이 들어가 곡식이 가뭄살을 탄다’ 이렇게 말하면 되는 거지? 가물음이 들면 산불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지만, 산불 예방을 위해 모두 노력해야지. 산불이 났을 때 소나기가 내려 불이 꺼지면 좋을 텐데 그지.

▲경남 : 그라모 울매나 좋겄노. 그라고 ‘소나기’는 겡남말로 ‘소내기’캉 ‘쏘내기’로 지일 마이 씨고, ‘소낙비’, ‘소(쏘)내이’라꼬도 마이 칸다. ‘소나구’, ‘소냉기’라꼬도 카고. 니 말매이로 우야든지 산불이 안 나거로 산 젙에서는 단디 불조심해야한대이.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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